2024년 11월 29일(금)

"어머니, 저는 사람을 죽였습니다"···6.25전쟁 참전하고 '죄책감' 느낀 17살 학도병의 슬픈 편지

인사이트MBC '선을 넘는 녀석들 리턴즈'


[인사이트] 이원선 기자 = 오늘(25일)은 6.25 전쟁 70주년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방송을 통해 공개된 가슴 아픈 전쟁 일화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21일 방송된 MBC '선을 넘는 녀석들 리턴즈'에서는 '6.25 서울을 지켜라 2편'이 그려졌다.


이날 출연진과 게스트 성유리는 서울 용산에 위치한 전쟁기념관을 방문했으며, 설민석은 학도의용군의 포항여중전투에 관해 설명했다.


설민석은 학생의 신분으로 전쟁에 참여한 의용병이 '학도의용군'이라고 소개하며 "6.25 전쟁 당시에 지원한 학생들이 3만여 명이나 된다. 전쟁에 지원한 학생들은 17세 미만의 어린 나이였다"고 말을 이어갔다.


전쟁에 참전한 어린 학생들은 북한군 회유에도 항복하지 않고 교전을 했고, 실탄 여유분이 없자 북한군이 던진 수류탄을 다시 주워서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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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MBC '선을 넘는 녀석들 리턴즈'


설민석은 "학도의용군은 북한군 50~60명을 사살했고 낙동강 방어선을 지켰다. 이후 포항여중전투는 인천 상륙 작전 성공에 초석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여기엔 학생들의 죽음이 있었고 당시 국군들에게 큰 힘이 돼줬다"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전쟁기념관에 보관되고 있는 한 학도 의용군의 편지를 소개했다. 


이는 당시 17세였던 이우근 학도병이 어머니에게 쓴 '부치지 못한 편지'였다.


편지에는 "어머니 나는 사람을 죽였습니다. 그것도 돌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십여 명은 될 것입니다. 어머니, 적은 다리가 떨어져 나가고 발이 떨어져 나갔습니다. 아무리 적이지만 그들도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더욱이 같은 언어와 같은 피를 나눈 동족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합니다"라고 적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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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MBC '선을 넘는 녀석들 리턴즈'


또 "어머니, 전쟁은 왜 해야 하나요. 어쩌면 제가 오늘 죽을지도 모릅니다. 어머님, 저는 꼭 살아서 어머님 품으로 가겠습니다. 상추쌈이 먹고 싶습니다. 찬 옹달샘에서 이가 시리도록 차가운 냉수를 한없이 들이켜고 싶습니다. 아! 놈들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다시 또 쓰겠습니다. 어머니 안녕. 아, 안녕이 아닙니다. 다시 쓸 테니까요"라고도 적혀 있어 보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편지를 읽고 난 후 설민석은 "당시 중학교 3학년이었던 이우근 학도병은 다음날 포항여중전투에서 전사하였다"고 전했다.


성유리는 "이 편지가 더 슬프게 느껴졌던 건 학도의용군이 참전했던 학교 중 나의 오빠가 나왔던 한영중학교도 있었다"면서 "만약 내가 이 시대에 태어났다면 우리 오빠가 전투에 참전해서 이런 편지를 쓸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너무 아팠다"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성유리는 "전쟁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잔혹한 행위란 걸 다시 한번 깨닫고, 수많은 분들의 희생 덕분에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걸 잊지 않고 후대에 전해야겠단 생각을 했다"라고 전했다. 


인사이트MBC '선을 넘는 녀석들 리턴즈'


인사이트국가보훈처


인사이트영화 '고지전'


Naver TV '선을 넘는 녀석들 리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