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9일(일)

"김 소위 옆에 묻어주오"···통성명도 못한 전우 이름 찾아주고 70년 전 약속 지킨 육군 장군

인사이트MBC '뉴스데스크'


[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국립 현충원에서 유일하게 이름이 없던 묘비, '육군 소위 김의 묘'.


이 묘비가 40년 만에 이름을 찾았는데, 그의 유해를 발굴하고 이름까지 찾아준 사람은 바로 함께 참전한 전우였다.


그리고 군 생활을 장군으로 마친 이 전우는 장군 묘역이 아닌 동료 김 소위 옆에 묻혔다.


지난 23일 MBC는 이날 열린 예비역 준장 황규만 장군의 영결식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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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역 준장 황규만 장군은 현충원 장군 묘역이 아닌 장병 묘역에서 영면에 든다.


그것도 이름 없는 묘였던 '육군소위 김의 묘' 옆이다.


1950년 육군사관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던 황 장군은 6월 25일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소위로 전쟁에 투입됐다.


그리고 두 달 뒤 경북 안강지구 전투에 참전했던 그는 전우 김 소위를 만났고 마음을 채 나누기도 전 그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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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몰랐던 전우를 나무 밑에 묻고 또다시 전투에 나섰던 황 장군은 14년 뒤인 1964년 자신이 묻고 표식을 해 두었던 그 자리에서 김 소위의 유해를 발굴했다.


곧바로 국립묘지에 안장했지만 성밖에 몰랐기에 이름은 비워둔 채로 뒀다.


이후 황 장군은 지금까지 명절마다 먼저 간 전우를 챙겼고 그의 이름을 찾기 위해 평생을 찾아다녔다.


황 장군은 수소문 끝에 26년 만에 '수영'이라는 김 소위의 이름과 가족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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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만 장군의 아들 황성돈씨는 "본인이 당연히 해야 할 걸 했다고 이런 식으로 말씀을 많이 하셨고. '찾아줘야지' 하는 나름대로의 사명감을 가지고 계셨던 것 같았다"고 매체에 말했다.


또한 이날 황 장군의 마지막 바람도 이뤄졌다. 자신의 부대를 도우러 왔다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전우 곁에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것이다.


"김 소위를 놔두고 내가 혼자 어떻게 가요. 같이 있어야지… 내세에 가서 김 소위를 만나면 김 소위가 나한테 아마 술 한번 잘 살 거야"


두 군인의 전우애는 70년이라는 세월을 넘어 이제 영원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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