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정부가 북한의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징후를 사흘 전부터 파악했으나 폭파를 막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한국일보는 정부와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13일 오후 9시 19분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남북연락사무소 담화를 낸 뒤 정부가 같은 내용을 직접 전달받았다고 보도했다.
또한 북한은 이날 밤 개성 연락사무소 일대에서 폭약 운반 차량의 움직임과 용접 작업 등으로 인한 불꽃 등 이상 징후를 보였다.
남북연락사무소가 위치한 개성은 군이 TOD(열상감시장비)로 24시간 관찰하는 곳이기 때문에 동향은 바로 파악된다.
14일쯤부터는 북한이 최전방 지역 일부 부대에서 전투모 대신 철모를 착용하고 착검을 하는 등 무장한 모습도 군 감시장비에 포착됐다.
일각에서는 김 제1부부장이 자신의 행동 의지를 일부러 노출시킨 것으로 해석한다.
북한이 '연락사무소 폭파'를 청와대에 직접 통보했다는 전언도 있다. 매체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연락사무소에 폭약을 설치한 이후 메시지를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북한이 지난 9일 남북 간 통신 연락선을 모두 끊었기 때문에 국가정보원과 노동당 통일전선부 사이 핫라인을 거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김 제1부부장이 행동 계획을 밝힌 이후 정부는 다급해진 모습을 보였고 통일부와 국방부는 각각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15일 대북 특사 파견 방침을 북측에 전한 것이나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 보좌관 회의를 통해 대북 메시지를 보낸 것 또한 이러한 배경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정부는 북측의 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막지 못했다.
한편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지구에 군대 재배치, 비무장지대 GP 재설치, 서남해상전선 등 포병 근무 강화, 대남 삐라 살포 계획 등을 공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