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9일(일)

"일병 계급 단 사병에게 부모님 '패륜' 발언한 여단장을 고발합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육군 모 부대 여단장이 병사에게 훈련 중 가혹행위를 시키고 인격 모독성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여단장은 해당 병사를 두고 "표정이 원래 그렇냐", "너 어디 모자라냐" 등의 발언을 하며 패륜적 발언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육군 지상작전사 모 군단 소속 여단장의 행태를 고발한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올린 작성자 일병 남모 씨는 자신의 소속과 실명을 모두 공개하며 얼마 전 부대 훈련 중 겪은 일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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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에 따르면 앞서 지난 8일 남씨는 부대에서 진행하는 훈련에 참여했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날씨에 화생방보호의와 산소통, 산소마스크까지 착용해야 하는 강도 높은 훈련이었다.


이 상황에서 1시간쯤 지나자 몇몇 병사가 탈수 증상을 호소하기 시작했고, 소대 팀장은 잠시 병사들의 보호의를 벗게 하고 휴식을 부여했다. 남씨 역시 지시에 따라 일체형인 보호의를 상의 부분만 내리고 자갈밭에서 쉬고 있었다.


그런데 때마침 그때 여단장이 이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고 "니들은 패잔병이냐"며 닦달했다. 보호의를 벗은 채 쉬고 있었던 병사들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더니 여단장은 병사들을 향해 "10초 안에 보호의를 다시 입어라"고 지시했다. 교본에 따르면 보호의 착용에 필요한 표준 시간은 8분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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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병사들은 보호의를 10초 만에 입지 못했고, 여단장은 '입어라', '벗어라'를 수차례 지시했다. 여단장의 무리한 요구에 병사들이 기진맥진할 때쯤, 그의 눈에 남씨가 포착됐다.


여단장은 표정이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남씨를 불러 그를 닦달하기 시작했다. "일병 새X가 뭐가 불만이냐"며 욕을 섞어 그를 훈계했다.


한창 남씨에게 분노를 쏟아낸 여단장은 이후 여단 본부로 복귀했고, 남씨를 따로 불렀다.


여단장은 남씨의 발뒤꿈치가 붙어 있지 않은 것을 지적하며 "넌 도움배려 용사냐", "너 어디 모자라냐"며 인격 모독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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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씨는 군대에 오기 전 동물을 좋아해 말을 다뤘는데, 여단장은 그의 직업을 묻고는 "내가 마주(馬主)면 너에게 절대 말을 안 맡길 거다"라고 비난했다.


심지어 남씨의 아버지를 거론하며 "아버지 직업이 뭐냐", "너희 아버지 회사에 21살짜리 어린 직원이 와서 이렇게 행동하면 '넌 애미애비도 없냐'는 소리 듣지 않겠냐"며 패륜적 발언을 날리기도 했다.


남씨는 "그 이후 여단장님은 일주일 동안 매일 우리 부대에 방문했다. 누가 봐도 보복성 행동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에는 너무 울고 싶었고 억울했다"고 토로했다.


여단장의 무리한 요구에 이은 면박과 인격모독, 패륜 발언까지 한 번에 견뎌야 했던 남씨는 이후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