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9일(일)

세 달 쫄쫄 굶어 너무 배고파 유서 남기고 극단적 선택했던 13살 중학생이 남긴 메모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 = 인사이트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충남 예산의 한 중학생이 굶주림에 허덕이다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올해 중학교 1학년이 된 A(13)군은 겨울방학에 이어 코로나19로 개학까지 연기돼 사실상 보호자 없이 3개월간 방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1일 서울신문에 따르면 A군은 1일 스스로 두꺼비집을 내리고 번개탄을 피워 극단적 선택을 했다.


다행히 이날 오전 방문한 상담사와 담임교사가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있는 A군을 발견해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이들은 곧장 A군을 인근 대학병원 중환자실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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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A군은 번개탄에서 시작된 화재로 다리에 2도 화상을 입었다. 자리에는 A군이 남긴 유서로 추정되는 메모가 놓여 있었다.


메모에는 "미안하다 고맙다 사랑한다. 나도 이제 쉬고 싶다 다들 나 없이도 행복해라"라고 적혀있었다. 병원 치료 결과 A군은 자살 고위험군 환자 판정을 받았다.


앞서 A군은 부모가 갈라서면서 아동시설에 맡겨졌다. 지난해 6월부터는 외할머니와 단둘이 지냈지만 3월부터는 외할머니마저 장기간 집을 비웠다.


친부는 이미 연락이 아예 끊긴 상태며, 친모 역시 새 가정을 꾸린 뒤 A군 앞으로 나오는 정부 지원금을 가져다 쓰기만 할 뿐 사실상 방치한 상태다.


최근 몇 달간 A군의 집을 찾은 건 지역 돌봄 사업의 일환으로 주 1회 방문하는 활동가뿐이었다. 이마저도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되면서 2개월간 방문이 끊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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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청, 학교 등 관계자가 몇 차례 A군의 집을 찾아 손톱을 다듬어 주거나 음식을 해줬지만, A군은 음식도 거절한 채 불안한 심리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입원 치료 중인 A군은 심신이 불안정한 상태로 보호자의 돌봄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한다. 퇴원 이후 머물 거처도 마땅치 않아 지자체와 교육 당국의 관심이 절실하다.


법적 보호자인 외할머니와 친모는 응급실로 이송 당시 구급차 탑승을 위한 보호자 동의 요청마저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의 경우 보호자와 함께 살기를 바라고 있으며, 물리적 폭력 등 학대 징후가 포착되지 않아 아동보호기관으로의 격리 조치도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확인됐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