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9일(일)

"답답한 X, 멍청한 X" 서울대 못 가고 '연대'간 딸을 본 엄마가 한 말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JTBC '스카이캐슬'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딸이 연세대학교에 합격한 날, 엄마는 술을 마셨다. 엄마의 눈에는 생기가 없었다. 기쁨도 물론 없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주류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서울대에 들어가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반수라도 하자며 어르고 달래며 교재를 사주고 학원도 등록해줬지만, 딸은 가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이제 4학년이 되고 취업준비를 하는 딸을 보며 엄마는 이렇게 읊조렸다.


"이 답답한년아…이 멍청한년아…"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JTBC '스카이캐슬'


최근 10대·20대들이 많이 모이는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각종 SNS에는 '연세대' 간 딸을 두고 답답해하는 엄마의 짧은 글 하나가 공유되고 있다.


서울대에 불합격하고 연세대에 들어간 딸을 둔 엄마 A씨는 '서울대 바라기'였다.


딸이 어렸을 적부터 원어민 선생을 붙여 영어 공부를 시켰다. 고액과외도 시켰다. 서울대 가는 데 도움되는 것은 뭐든 다 했다.


하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딸이 서울대 문턱에서 넘어지며 연세대에만 합격했기 때문이었다.


인사이트 / 사진=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사진=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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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결국 연세대에 가기로 한 날 얼마나 낙심했는지 하늘은 모른다"라며 "난 하나님을 절대 믿지 않는다, 내가 딸한테 해준 걸 안다면 서울대 합격시켜줘야 했다"라고 푸념했다.


이어 "연세대도 명문대다. 하지만 서울대만큼은 아니다"라면서 "대한민국에서는 서울대 그리고 그 밑의 대학만 있다"라고 덧붙였다.


딸을 향해서는 "외국에 나가면 서울대를 알지 연세대는 모른다. 이 답답하고 멍청한년아"라고 소리쳤다. 너무 힘이들고 슬퍼서 모든 걸 다 놔버리고 싶다는 말도 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JTBC '스카이캐슬'


이 사연을 본 누리꾼들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대다수가 "숨이 막힌다"라고 입을 모았다. 평생을 서울대라는 목표에 맞추는 삶을 살아야 했을 그 딸에게 동정심을 느꼈다.


대체로 누리꾼들이 부모의 학력 콤플렉스가 자식에게 투영되면서 빚어지는 문제는 상상 이상으로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일종의 정신병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연세대까지 간 딸에게 4년 동안 서울새 서울대 노래를 불렀는데 엇나가지 않았다면, 진짜 착한 딸 둔 거니 이제 그만 정신 차려라"라고 말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JTBC '스카이캐슬'


한편 위와 같은 사연은 비단 이 가정만의 일은 아니다.


부모의 학력 컴플렉스나 계층 이동 욕구 때문에 자녀들이 서울대 입학 압박을 받는다는 하소연은 우리 곳곳에 만연해 있다.


부모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도 있으며, 엇나간 끝에 일탈을 하는 아이들의 사례도 종종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