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처음 보는 자신을 성폭행 한 남성을 절대로 용서할 수 없었던 20살 여성.
성폭행 가해자가 조금의 반성,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 여성은 복수를 결심했다. 자칫 강한 처벌을 받을 수도 있었지만, 여성은 결심을 행동에 옮겼다.
사건은 2013년 2월 12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살 여성 A씨는 자신을 성폭행한 가해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를 부산 서구의 한 모텔로 불러냈다.
또 성관계를 가질 수 있을 거라 기대한 걸까. 가해자는 순순히 모텔로 발걸음을 옮겼다.
가해자는 도착한 뒤 담담한 태도를 보였다. A씨는 폭행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가해자는 사과는커녕 반성조차 하지 않았다.
마치 자신의 성폭행은 '선물'이었다는 듯, 사과를 요구하는 A씨를 나무랐다.
계속되는 거절에 분노한 A씨는 사전에 도움을 요청한 지인 네명과 합세해 가해자를 힘으로 제압했다. 이들은 물이 가득 찬 욕조에 가해자의 머리를 뺏다 넣었다 반복하며 '물고문'을 가했다.
이 복수극은 사흘간 이어졌다. 이들은 가해자를 모텔에 감금해놓고 폭행과 고문을 일삼았다. 또 휴대전화와 현금 약 210만원을 빼앗았고, 신용카드를 사용했다.
그렇게 몇주가 흘러 3월 9일 A씨 일당 5명은 경찰에 입건된다.
이들은 경찰서에 "가해자에게 성폭행한 것을 사과하라고 요구했지만,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아 물고문까지 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치욕적인 일을 당한 게 너무 분해 사과를 요구했는데, 오히려 비아냥대고 자신을 나무라는 태도를 용서할 수 없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A씨의 항변은 통하지 않았다. 결국 그는 감금·폭행 등의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고 말았다. 어찌 됐든 사적 복수는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할뿐더러, 물고문 행위는 명백한 불법 행위였던 탓이다.
A씨가 결국 법정에서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아무리 A씨의 사정을 고려해도 최소 '집행유예'를 받아 전과자가 됐을 거라는 게 합리적 추측으로 보인다.
해당 사연을 접한 이들은 안타까움을 금하지 못한다. 사법 체계가 성범죄자에게 엄격하지 않다 보니 사적 복수를 꿈꾸는 거라는 지적이 많다.
사람들이 성범죄의 심각성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