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9일(일)

기침하는 6살 딸 둘러업고 응급실에 온 아빠를 의사가 평생 못 잊는 이유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병원 응급실은 평일에도 북새통을 이룬다. 분초를 다투는 환자가 수두룩하고, 손이 부족한 의료진은 발만 동동 구른다.


응급실에선 찰나의 동정과 애도가 사치인 날도 있다. 위급한 환자가 쏟아지는 날엔 밤새 고개도 못 들고 환자를 살펴야 한다.


몇몇 의사는 심박이 정지된 환자를 보고도 익숙한 듯 병상을 건너뛰어 다음 환자에게 달려가기도 한다. 죽음에 익숙해지고, 무뎌지는 것이다.


그러나 무수히 많은 환자를 떠나보낸 의사조차 쉽게 잊지 못하는 환자가 있다고 한다. 아버지에게 업혀 응급실을 찾아온 6살 여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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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 27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최석재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출연해 아직 잊지 못한 죽음에 관해 얘기했다.


최 전문의에 따르면 이 죽음은 예고도 없이 찾아왔다. 특별하지 않았던 어느 날 어김없이 비명에 쫓기고 있던 그는 유독 길고 서글픈 비명에 화들짝 놀랐다.


응급실 한쪽에서는 딸을 둘러업고 온 아빠가 있었다. 이 아빠는 이른 아침 감기약을 먹고 가래 소리가 이상해진 아이가 걱정돼 함께 응급실을 찾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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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아빠는 응급실에 도착하자마자 "다 왔다"며 딸을 깨웠다. 그러나 딸을 보러 고개를 돌린 순간 그는 절망했다. 이미 딸의 숨이 멈춰져 있던 것이다.


최 전문의는 "응급실에 오시는 분들은 다 갑자기 생긴 사건으로 오시는 것"이라며 "건강했던 사람도 갑자기 사고를 당하거나, 가슴을 움켜잡고 쓰러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아빠가 우시는 소리가 지금도 남아 있다"며 "사람이 살아있고, 사망하는 그 찰나는 종이 한 장 차이인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