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천소진 기자 = 지난 20일, 오랜만에 교복을 입고 첫 등교를 한 고3들의 표정에서는 설렘과 긴장감이 동시에 드러났다.
학교 역시 마찬가지였다. 책상 간격을 멀리하고 칸막이 설치 및 발열 체크 등 우려할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물론 순탄치만은 않았다. 등교 첫날부터 발열 증상을 보인 학생들의 귀가 조치와 인근 지역 확진자 발생으로 등교를 재연기하는 등 여러 일들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학교 측은 내부 관리를 강화해 방역과 관련한 엄격한 조치를 취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문제는 학교 밖에서도 이런 관리가 이뤄질 수 있느냐다. 실제로 학교 수업을 마친 시간, 학생들은 저마다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학교를 빠져나왔다.
이들은 곧장 집으로 가지 않고 근처 PC방으로 향했다. 학교에서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자제하라고 했지만, 현실적으로 지키기가 어려운 듯한 모양새다.
문제는 추후 순차적으로 중·고등학생들이 등교를 시작했을 때다. 모든 학생들이 등교 수업을 시작하게 되면 학교 밖 거리 두기는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은 방역 당국의 고심을 점점 더 깊어지게 만들고 있다.
이날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오송 질병관리본부 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을 통해 학생들에게 "방과 후 노래방이나 PC방 등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정 본부장의 호소가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어렵게 등교를 시작했는데 또다시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서는 하교 후에도 학생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매우 필요하다.
국민의 걱정 어린 관심이 쏠린 가운데 앞으로 당국과 학교, 학생들이 어떤 식으로 노력해나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