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요즘 먹방의 인기는 무섭다. 인기 정도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가 돼버렸다.
음식 먹는 모습을 보여 주는 방송을 뜻하는 먹방은 특히 90년대생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이러한 현상과 관련해 '90년대생이 온다'의 저자 임홍택 작가는 "90년대생은 '먹는 행위'를 단순히 배를 채우는 행위를 넘어서 일종의 유희로 본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사실 90년대생들은 어린 시절부터 유난히 먹을 것에 진심이었다.
텔레토비에 나오는 쿠키부터 월레스와 그로밋에 나오는 달치즈까지, TV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음식을 보고 군침을 흘렸던 어린이들이 커서 '먹방'에 환호하게 된 건 어쩌면 예견된 수순이었는지도 모른다.
오늘은 90년대생 '할미'들이 한 번쯤 먹어보고 싶었을 TV 속 음식 3가지를 소개해 보겠다.
텔레토비 정식
텔레토비들이 즐겨 먹는 쿠키와 죽. 누리꾼들은 이 두 가지 메뉴를 묶어 '텔레토비 정식'이라 부른다.
텔레토비들이 테이블에 동그랗게 둘러앉아 먹는 쿠키는 덩치 큰 텔레토비들이 두 손으로 겨우 쥘 수 있을 만큼 커다란 크기를 자랑한다.
동그란 모양에 스마일 무늬가 찍혀 있는 이 쿠키의 정식 명칭은 스마일리(Tubby toast)다.
진한 갈색을 띠고 있기 때문에 초코맛 쿠키처럼 보이기도 하고, 핫케이크가 살짝 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텔레토비의 주식은 따로 있다. 바로 분홍빛 걸쭉한 죽이다.
기계 밑에 그릇을 갖다 대면 자동으로 분홍빛 죽이 쏟아지는데, 텔레토비들이 하도 이 죽을 맛있게 흡입하는 바람에 어떤 맛인지 궁금해하는 어린이들이 정말 많았다.
월레스와 그로밋 치즈
월레스와 그로밋이 어떤 내용인지 모르는 사람들도 '달치즈'라고 하면 무릎을 탁 치는 이들이 많다.
그만큼 이 애니메이션에서 달치즈 먹방은 손꼽히는 명장면 중 하나다.
이 장면은 치즈와 커피를 즐기는 월레스와 똑똑한 반려견 월레스가 치즈를 얻기 위해 달나라에 도착한 뒤에 등장한다.
달치즈는 찰흙으로 빚어 만든 듯한 질감이 그대로 느껴져 꾸덕하고 진한 '진짜 치즈'의 맛이 날 것만 같은 비주얼을 갖고 있다.
여기에 바삭해 보이는 크래커까지 더해지면 그야말로 환상의 조합이 따로 없다.
피크닉 매트를 깔고 칼로 잘라낸 치즈를 그대로 크래커에 얹어 한 입 깨물어 먹는 월레스의 모습을 보면 "바삭" 소리가 귓가에서 울리는 듯하다.
호빵맨의 머리
빵 굽기 장인 '잼 아저씨'가 혼신의 힘을 다해 만든 역작인 호빵맨.
호빵맨은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은 도와 주고, 못된 악당들은 혼내 주는 히어로지만 얼굴이 물에 젖으면 힘을 전혀 쓰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는 얼굴이 '호빵'으로 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빵에 물이 묻으면 흐물흐물해지고 맛이 없어지는 점을 생각해 보면 그럴싸한 추측이다.
또 호빵맨은 굶주린 이들을 만나면 자신의 머리 부분을 손으로 똑 떼어 나눠 주는 착한 마음씨를 갖고 있다.
자신의 몸을 희생해 남을 돕는 감동적인 장면이지만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팥이 가득 들어 있는 머리의 단면(?)을 보고 침을 꼴깍 삼키는 이들도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