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민준기 기자 = 일본 최고재판소로부터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임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故 심미자 할머니의 이름이 피해자 명단에서 빠졌다.
19일 중앙일보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피해 할머니를 추모하기 위한 공간인 남산 '기억의 터'에 설치된 피해자 할머니 명단에 심 할머니의 이름이 빠져있다고 보도했다.
기억의 터에는 대지의 눈이라는 조형물이 있다. 이 조형물에는 피해 할머니 247명의 명단이 새겨져 있다.
할머니들을 기리기 위한 기억의 터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현 정의기억연대의 전신)와 여성계 시민단체가 중심으로 구성된 추진위원회가 국민 성금을 모아 서울시와 협업해 조성했다.
서울시와 추진위는 피해자 할머니 247명의 명단을 정대협으로부터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중앙일보가 정의기억연대에 심 할머니를 명단에서 제외한 이유를 묻자 정의연 측은 "사연이 많다"며 "할머니의 속사정은 언급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과거 심 할머니는 정대협을 대상으로 "악당, 문 닫아라"라고 말한 적이 있다.
지난 2004년 심 할머니를 포함한 피해자 33명은 "당신들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역사의 무대에 앵벌이로 팔아 배를 불려온 악당"이라며 날 선 비판을 했다.
2008년 별세한 심 할머니는 유언장을 통해서도 비판의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 18일 TV조선 '뉴스9'에 따르면 심 할머니는 정대협을 향해 "통장 수십 개를 만들어 전 세계에서 후원금을 받아 부귀영화를 누리고 떵떵거렸다"고 말했다.
이어 "위안부의 이름 팔아 긁어모은 후원금이 우리에겐 한 푼도 안 온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