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에어팟이 긴급재난지원금의 현금화에 쓰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금으로 에어팟을 구매해 싼값에 되파는 식이다.
대표 판매처인 프리비스에서 지원금을 쓸 수 있다 보니, 너도나도 '깡'이라 불리는 불법 거래에 동참하는 양상이다. 중고나라에도 미개봉한 에어팟을 저렴하게 팔겠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16일 기준 중고나라에는 미개봉한 에어팟 프로를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에어팟 프로의 정가는 32만 9,000원이다. 하지만 최근 중고나라에서는 10만원 가까이 할인된 20만원 중후반에 거래되고 있다.
소상공인·골목상권을 살리려 시작한 재난지원금이 외국계 기업의 배만 불리고 있는 것이다. 반면 국내 제품을 판매하는 LG·삼성 대리점에서는 지원금을 못 쓰게 제한하고 있다.
정부가 지원금을 설계하면서 국내 대기업을 제한하는 데 초점을 맞추다 보니, 실제 시장에선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현대백화점·신세계백화점 등 국내 대기업이 운영하는 백화점에선 지원금을 사용할 수 없지만, 구찌·루이비통 등 자체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명품 판매점에선 쓸 수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깡 등 재난지원금의 각종 부정유통을 강력하게 단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행안부에 따르면 긴급재난지원금을 현금화할 경우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전부 또는 일부를 환수할 수 있다. 현금화를 목격한 사람이 신고·고발하면 포상금도 지급할 수 있다.
행안부는 개인 간 거래를 막고자 중고나라, 번개장터, 당근마켓, 헬로마켓 등 주요 중고거래 플랫폼과 협조해 '긴급재난지원금 재판매 금지 안내문'을 8월 31일까지 게시하도록 했다
이들 플랫폼은 '긴급재난지원금', '상품권', '지역화폐' 등 특정 검색어 검색 제한을 설정하고 관련 게시물을 삭제하며 거래가 적발되면 일정 기간 회원 자격을 박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