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문학동네는 첫 책으로 노르웨이 최고 문학상인 브라게 문학상 후보에 오른 작가이자 저널리스트 할프단 프레이호브의 가족에세이인 '디어 가브리엘'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아들 가브리엘에게 쓴 열 통의 편지가 담긴 이 책에는 자폐증 아들과 그 아버지가 섬마을에서 함께 보내온 날들이 한줄 한줄 섬세히 수놓아져 있다.
막내아들 가브리엘이 세 살 되던 해에 의사로부터 자폐증과 ADHD를 진단받으면서 그는 자신과 가족, 그리고 가브리엘에게 긴 인내심이 필요한 삶이 시작되었음을 직감한다.
가브리엘의 머릿속엔 온통 질문거리로 가득하다. 하늘나라에는 불이 안 나는지, 해적들이 자기 보물을 훔쳐가진 않을지, 인디언과 전화통화를 할 수 있는지 하루하루 궁금한 것들이 넘쳐나는 가브리엘에게 아버지는 복잡한 세상을 설명해주는 가장 가까운 어른이자 친구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은 가브리엘을 특별하게 만들어주기도 하지만, 가브리엘이 느끼는 호기심이란 사실 혼란에 가까우며 의문이 명확하게 풀리지 않으면 심각한 공포나 분노로 치닫곤 한다.
때로 가브리엘은 아버지를 한없이 연약하게 하는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돌아가신 할머니가 자기 생각을 하는지, 어른이 되면 누가 자기를 돌봐주는지, 언젠가 엄마 아빠처럼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할 수 있는지, 천진한 표정으로 답을 기다리는 아들을 볼 때마다 아버지는 깊은 고민에 빠진다. 세상이 언제나 아들에게 너그럽진 않을 것이라는 아픈 현실을 자각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결국, 아버지는 언젠가 혼자가 될 자폐증 아들을 위해 편지를 남기기로 한다. 아들을 위해 인생의 여러 속성에 대해 고심 끝에 써내려간 아버지의 편지가 묶인 이 책은 언제나 무사한 기분을 느끼고 싶은, 내면의 깊은 긍정이 필요한 우리 모두에게 내미는 따뜻한 지지의 손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