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02일(토)

"솔직히 여친을 사랑한 적 있나 싶다"···7년 사귄 남친이 절친에게 남긴 카톡을 봤습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사랑의 온도'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7년을 사귄 남자친구와 결혼을 앞두고 있던 여성 A씨는 어느 날 뷔페에서 식사를 하다가 남자친구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그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봤다. 


"솔직히 내가 사랑한 적이 있나 싶다"


남자친구가 친구에게 보낸 카톡 메시지가 A씨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눈물이 흘렀다. 


급하게 자리를 떠야 했다. 남자친구 입에서 진짜 안 좋아한다는 말을 들을까 두려워 머리가 아프다고 거짓말을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사랑의 온도'


A씨가 남자친구를 처음 사귀기 시작한 건 스무 살 때였다. 누가 봐도 멋지다고 할 만큼 뛰어난 외모를 가진 남자친구는 매너까지 좋았다.


신입생이던 그때 갑자기 치마가 찢어져서 어쩔 줄 몰라 한 A씨에게 먼저 다가온 것도 그였다. 입고 있던 카디건을 벗은 그는 A씨의 찢어진 치마가 보이지 않게 둘러줬다. 


이 모습에 반한 A씨가 먼저 고백했다. 두 번 차이기도 했지만 그를 놓칠 수 없다는 생각에 한 번 더 고백했고 두 사람은 연인이 됐다. 


결혼 이야기를 먼저 꺼낸 것도 A씨였다. "아직 결혼하기 좀 이를 수도 있지만 한다면 너랑 하고 싶어"라는 A씨 말에 남자친구는 꽃다발을 건네면서 프러포즈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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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사랑의 온도'


남자친구의 문자 메시지를 보고 옛일을 떠올린 A씨는 지난 7년 동안 혼자 매달렸던 듯한 느낌을 받았다. 


사랑받는다고 생각해왔던 모든 것이 착각같이 느껴졌다. 


"사랑한다고 말하면 메아리처럼 같은 말이 돌아오길래, 웃으면 같이 웃어주길래, 같이 살자며 프러포즈하길래 사랑인 줄 알았다"


A씨는 그렇게 혼자 정리하고 남자친구에게 이별의 메시지를 보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우리집에 사는 남자'


남자친구의 부모님은 주말에 함께 밥을 먹자고 연락을 했다. 아직 상황을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 남자친구의 부재중 전화가 계속해서 쌓였지만 A씨는 받지 않았다. 


그의 목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약해지고 흔들릴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수년 전 한 커뮤니티에 공개됐던 이 사연은 최근 다시 누리꾼들 사이에서 회자했고 다양한 의견이 분분했다. 


남자친구의 본심을 늦게나마 알게 된 것이 다행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마음 없이 7년을 이어오긴 힘들다는 사람도 있었다. 


정일까 사랑일까. 오랜 기간 이어진 이 질문이 다시 수많은 사람을 고민에 빠지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