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일본의 한 TV 프로그램이 북한 김일성 주석의 아내 자리에 김정숙 여사의 사진을 배치했다.
알면서도 한국에 모욕을 주기 위해 일부러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일 일본 BS TV히가시의 시사 프로그램 '닛케이 플러스 10 토요일'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잠적한 사실을 알리면서 '김가(家)'의 관계도를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김 주석의 부인인 김정숙 자리에 김 여사의 사진을 사용했다.
아무리 두 사람의 이름이 한자까지 같은 동명이인이라고는 하지만, 팩트도 제대로 체크하지 않고 '현 영부인' 사진을 쓴 것은 실수로 보기 어려워 보인다.
김 주석의 부인인 김정숙이 사망한 지 71년이 지난 인물이라는 점도 이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현대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영부인' 김 여사의 사진이 한눈에 보아도 71년 전 인물로 보이지는 않다는 점도 '실수'가 아니라는 주장의 근거가 되고 있다.
한 누리꾼은 "김 여사는 대외적으로도 많은 활동을 하고 있어 의도된 조롱이 확실하다"라고 주장했다.
누리꾼들은 "일본이라면 전례가 많아 충분히 의심된다"며 "외교적인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른다"는 반응을 보이며 격분했다.
실제로 일본 TV 프로그램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비슷한 방송 사고를 낸 적이 있다. 지난해 8월에도 테레비아사히의 '와이드 스크램블' 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을 북한 출생인 것으로 보도했다.
방송이 나간 뒤 한국에서 태어났다고 사실을 정정했지만, 당시에도 의도적인 방송 사고가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이 밖에도 '일본 불매 운동'이 시작됐을 당시에 일본 DHC를 비롯한 몇몇 기업들은 방송에 출연해 한국어를 써가며 '혐한 방송'을 이어가 논란이 됐다.
일각에서는 "해당 방송은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라 '몰라서' 그러는 것일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시대에 뒤떨어지고, 세계정세를 읽지 못한 채 과거 영광에만 심취해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는 일본의 현실이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또 이런 문제가 튀어나올 텐데, 또 반응해 주면 오히려 좋아할 수 있으니 그냥 무시하는 게 답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