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9일(수)

"한번 오고 안올 줄 알았던 개그맨이 3년 동안 계속 '고아원'에 찾아오고 있습니다"

인사이트Instagram 'skygag'


[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유명 개그맨 문천식이 남몰래 상처받은 어린이들을 도우며 선한 영향력을 떨치고 있었다.


30일 충북 옥천에 있는 영실애육원 교사들은 2018년부터 소리 소문 없이 찾아와 사랑을 나눠주고 있는 문천식에 대해 제보했다.


영실애육원은 부모에게 방임되고 학대받은 38명의 어린이들이 생활하는 고아원이다. 콜린스 증후군이나 다운증후군으로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들도 많다.


문천식은 2018년 자신이 다니는 교회의 소개로 선천성 안면 기형인 구개열을 갖고 태어난 여름(가명)이를 알게 됐다.


인사이트문천식 덕에 수술을 하게 된 여름(가명)이의 회복된 모습 / 사진 제공 = 영실애육원


인사이트아들과 함께 영실애육원 방문해 아이들과 함께 밥 먹고 노는 문천식 모습 / 사진 제공 = 영실애육원


영실애육원에서 생활하고 있던 여고생 여름이는 취업을 해야 했으나, 얼굴 기형으로 자신감이 많이 결여돼 있었고, 문천식은 그런 여름이에게 수술비를 지원해 줬다.


문천식은 얼굴 기형인 콜린스 증후군을 갖고 태어난 아들 주완(9)이가 생각나서 도움의 손길을 건네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얼굴 기형을 갖고 태어난 아이들이 고통이 얼마나 큰지 알고 있었던 것이다.


문천식과 영실애육원의 인연은 이때부터 시작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문천식은 아들 또래의 아픈 아이들을 떠올리며, 매달 200만 원씩 시설에 전달하고 있다. 또 아들 주완이와 함께 이따금씩 시설에 방문해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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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아들과 함께 영실애육원 방문한 문천식 모습 / 사진 제공 = 영실애육원


다행히 문천식의 도움으로 영실애육원은 낡은 숙소 붙박이장을 교체할 수 있었고, 식당 바닥 개보수 공사도 할 수 있었다.


영실애육원 교사들은 문천식 덕에 트럭도 할부로 구매했고, 아이들의 '돌잔치'도 열어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영실애육원 교사 A씨는 "어느 날 소리 없이 갑자기 택배로 도착하는 간식 등 한번 일시적인 도움이나 선행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지만, 이렇게 오랜 기간 변함없이 지속적인 도움과 사랑을 나누어 주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란 걸 안다. 아이들을 생각하는 사랑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라며 문천식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이어 A씨는 "감사하는 마음을 외부에 알리고 싶었던 애육원의 마음을 한사코 거절하셔서 작은 감사패 하나에 마음을 담아드릴 수밖에 없었다"라며 이제라도 알리게 된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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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문천식의 지원으로 공사한 시설 모습 / 사진 제공 = 영실애육원


감동적인 선행 소식에 인사이트가 문천식에게 연락을 취하자 그는 "남모르게 조용히 진행하고 싶던 일이 알려져 쑥스럽다"며 "큰돈이 아니라 오히려 미안하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우리 아들은 병원에 잘 다녀 얼굴이 많이 좋아졌다. 근데 그곳에 아이들은 아니더라. 앞으로도 꾸준히 영실애육원 아이들을 위해 힘을 쓰겠다"라며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사회가 어려워지고 각박해졌지만,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이들은 여전히 많다.


개그맨으로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동시에 남몰래 어려운 이들의 눈물을 닦아 주고 있었던 문천식의 진정성 있는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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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사진 제공 = 영실애육원


인사이트문천식과 그의 아들 / Instagram 'skyg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