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20일(월)

후진 슬리퍼로 고통받는 병사들 안타까워 역대급 보급 슬리퍼 만든 육군 장군

인사이트직접 제설작업하는 전인범 당시 소장 / 사진제공 = 27사단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2년에 가까운 군 생활을 하다 보면 훈련소 때 지급받은 대부분의 물품이 해지고 빛이 바랜다. 


속옷과 양말에는 구멍이 뚫리고 운동화는 밑창이 뜯어지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유독 너무나도 튼튼해 장병들의 큰 사랑을 받는 보급품이 있다. 바로 군용 슬리퍼인데, 국방부의 역작(?)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 슬리퍼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참군인'으로 불리며 현역 장병들과 군필자들의 존경을 받았던 전인범 장군에 관한 글이 다수 올라왔다.


인사이트온라인커뮤니티


특전사령관 출신 전 장군은 군인 시절 '부하 사랑'을 자신의 군 철학이라 공언할 정도로 병사들을 배려하기로 유명했다.


전역하는 병사를 위해 자신이 상급자임에도 먼저 경례를 건네거나 정치인의 부대 방문에도 '보여주기식 청소'를 하지 말라고 명령을 내리는 등 전 장군은 병사들에게 존경의 대상이었다.


특히 전 장군이 27사단 사단장 재직 시절 "병사들의 생활용 슬리퍼가 개선돼야 한다"면서 부대를 방문한 군수사령관 앞에서 슬리퍼를 입에 물고 버틴 일화는 유명하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전인범 장군


당시 전 장군은 군수사령관이 '병사용 슬리퍼를 개선해주겠다'는 약속을 할 때까지 계속해서 슬리퍼를 입에 물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당시 군수사령관 역시 전 장군의 패기와 용기에 감탄해 웃을 수밖에 없었다고.


오로지 병사들을 위한 마음에 장군의 체면을 잠시 접고 우스꽝스러운 '시위'를 한 전 장군 덕에 병사들은 이후 튼튼하고 내구성 좋은 고품질의 슬리퍼를 신을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