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민준기 기자 = 이별을 통보한 전 여자친구의 집에 찾아가 부모를 무참히 살해하고, 집으로 돌아온 여자친구마저 성폭행한 끔찍한 사건을 기억하는가.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20대 중반이라는 젊은 나이에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고 사형수가 된 대구 중년 부부 살인사건의 범인 장재진이 재조명됐다.
대구대학교 총동아리연합회장직을 맡고 있던 장재진(당시 만 24세)은 2014년 초 동아리에 가입한 피해자 A씨와 연인 관계가 됐다.
장재진은 A씨와 사귄 지 2달 만에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사소한 말다툼에서 시작된 손찌검은 심한 폭행으로 이어졌고 A씨는 이별을 전했다.
하지만 장재진은 폭력을 멈추지 않았다. 헤어진 후 캠퍼스에서 우연히 만난 A씨를 자신의 자취방으로 끌고간 뒤 무차별 폭행했다.
말도 안 되는 폭행 사실에 화가 난 A씨의 부모는 장재진의 부모를 찾아가 항의했고 장재진의 부모는 죄송하다며 그를 대신해 사과했다.
A씨 부모의 말에 앙심을 품은 장재진은 잔혹한 살인을 계획했다. 아파트 배관수리공인 척 A씨의 집을 찾아갔고 화장실로 A씨의 어머니를 유인해 잔혹하게 살해했다.
이 광경을 보며 도망치던 A씨의 아버지도 이내 끔찍하게 죽고 말았다.
장재진은 부부의 시신을 그대로 방치한 채 집 안에 있던 술을 꺼내 먹으며 A씨에게 "빨리 들어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집에 돌아온 A씨가 마주친 건 싸늘하게 식은 부모의 시신이었다. 장재진은 부모님 시신 옆에서 A씨를 8시간 동안 감금·성폭행했다.
방안에 감금돼있던 A씨는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아파트 4층에서 뛰어내렸다. 투신한 A씨를 본 아파트 주민과 경비원이 119를 불렀고 이내 병원으로 이송됐다.
A씨가 뛰어내리자 장재진은 유유히 아파트를 빠져나와 자신의 자취방으로 돌아간 뒤 순순히 검거됐다.
2014년 9월 19일 1심에서 사형 선고를 받자 장재진은 이에 불복하며 항소했다. 재판부는 사건을 심각히 여겼고 상고를 기각했으며 사형이 확정됐다.
사형 선고를 잘 하지 않는 재판부의 추세를 봤을 때 사형 선고는 꽤 이례적인 판례였다.
한편,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데이트 폭력의 신고 건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6년 9,364건이던 신고 건수는 2018년 18,671건으로 늘었다. 그 수법도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며 잔혹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