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2020년에는 많은 이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소중한 추억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입학식, 졸업식 등이 줄줄이 취소되며 인생에 몇 안 되는 행사들마저 사라졌다.
아이들이 훗날 입학식을 추억하지 못하게 될 것을 안타깝게 여긴 한 교장 선생님은 아이들을 위해 특별한 입학식을 선물했다.
지난 20일 포스코교육재단이 운영하는 전남 광양시 금호동 광양제철초등학교에서는 색다른 입학식이 열렸다.
이름하여 드라이브 인(Drive-in) 입학식. 부모님 차 안에서 하는 입학식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면서 이뤄졌다.
광양제철초의 신입생 입학식에는 43명 신입생이 부모와 함께 차에 탄 채로 학교 운동장을 찾았다.
이번 입학식 행사는 우연히도 신입생 가정 모두 차량이 있어 가능했다.
이날 신입생들은 반별로 나란히 줄을 서는 대신 차량에 여러가지 색상의 풍선을 달았다. 또 아이들의 우렁찬 목소리는 자동차 경적소리가 대신했다.
교장 선생님의 '하나 둘 셋' 목소리에 맞춰 대답처럼 '빵' 하고 경적을 울리는 식이었다.
차 안에서 입학식을 지켜보는 아이들도 마냥 재미있는 표정이었다. 비록 먼 발치였지만, 새 친구들과 선생님의 얼굴도 익힐 수 있는 시간이었다.
광양제철초등학교 임종현 교장 선생님은 "담임 선생님과 얼굴 한 번 보지 못하는 채로 온라인 수업을 하는 것은 너무 안타까웠다"며 "축하해 주고 싶은 마음에서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학부모들도 "이렇게라도 참여해서 아이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는 입학식을 하게 돼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코로나19가 만든 이색 풍경이지만, 하루빨리 아이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도 친구들을 만나는 날이 올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