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잡화점과 식당, 편의점을 전전하던 청년이 역경을 딛고 금배지를 달았다. 서울 동대문구을의 장경태 당선인이다.
'개천에서 용이 났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장 당선인은 매일 쪽방에서 웅크려 자면서도 꿈을 포기 않고 이뤄냈다.
지난 18일 방영된 KBS의 '시사기획 창'에는 장 당선인이 그간 부친과 함께 지내온 원룸이 공개됐다.
원룸은 옷가지 몇 개와 침구류가 겨우 들어갈 만한 면적이었다. 색이 바랜 벽지나 낡은 가구도 원룸의 오래된 연식을 보여줬다.
실제로 장 당선인은 국회에서 손꼽히는 흙수저다. 재산신고서만 보더라도 그의 재산은 1,000만원 정도가 전부였다. 부모의 재산을 다 합쳐도 2억 4,000만원 수준이었다.
대학교엔 막노동과 호프집, 편의점 등을 전전하며 모은 등록금으로 겨우 진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입에 풀칠도 못 해 배를 탄 적도 있다고 한다.
선거도 당에서 대출해준 5,000만원과 후원금을 모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번 나가는 데 최소 400만원이 드는 TV 광고는 물론, 라디오·인터넷 광고도 한 번 할 수 없었다.
포기하고 안주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가난하다고 교육도 못 받는 청년이 결코 나와서는 안 된다"는 신념이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장 당선인은 청년의 삶을 바꾸고자 민주당에 입당해 15년 동안이나 묵묵히 바닥에서부터 차근차근 활동해왔다. 각계각층의 전문가를 만나 넓고 멀리 볼 수 있는 통찰력과 사고력을 키웠다.
그리고 그 노력은 드디어 15일 결실을 봤다. 3선의 이혜훈 미래통합당 후보를 10.7%P(1만870표) 차로 꺾고 당선증을 받아냈다.
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당선사에서 "15년을 버티고 싸우고 이겨내 왔다"며 "정말 감사하다. 선거 내내 과분한 도움과 사랑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천에서 용 나는 정치'를 하겠다. '가난한 사람들의 꿈'과 평범한 사람들의 희망'을 지키겠다"며 "이겨낼 수만 있다면, '시련'은 가장 강력한 '훈련'이고, '역경'은 가장 훌륭한 '경력'"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