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성동권 기자 = 지난 1926년 건설돼 일제 식민 지배의 상징이었던 조선총독부 건물은 일제 잔재의 청산과 민족정기 회복 차원에서 광복 50주년인 1995년 철거가 단행됐다.
조선총독부 철거 결정에 당시에는 "일제 침략의 상징인 건물을 완전히 철거해야 한다"와 "오히려 건물을 보존해 역사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여려 의견이 강하게 충돌했다.
결국 1995년 8월 15일 조선총독부 청사 중앙돔 첨탑이 먼저 철거됐고 이어 1996년 11월 전체 건물을 폭파 공법으로 완전히 해체됐다.
그 철거 부재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지금의 '독립기념관 조선총독부 철거 부재 전시공원'이다.
천안 독립기념관에 위치한 '조선총독부 철거 부재 전시공원'을 가보면 뭔가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일반적인 공원과 다르게 조선총독부 첨탑은 평지보다 낮은 위치에 있을뿐더러 전시공원이라고 하기에는 관리가 되어있지 않고 전시물들의 배치도 마치 아무렇게나 던져놓은 듯한 느낌이 든다.
각 건물들의 배치와 관리에는 이유가 있는데 바로 조선총독부 철거 부재 전시공원의 기본적인 개념이 철거 부재를 역사교육의 자료로서 활용, 전시하되 홀대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조선총독부 철거 부재 전시공원은 철거 당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여 역사교육자료로 활용하기로 결정됐다.
하지만 일재의 잔재이자 우리나라의 치욕이었던 건물들을 관리, 전시할 수는 없었기에 홀대하는 방식으로 전시하는 것을 택한 것이다.
이를 위해 첨탑을 지하 5m에 매장하여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도록 조성했고 첨탑을 해가지는 서쪽에 배치하여 제국주의의 몰락과 식민지 시기의 극복과 청산을 강조했다.
또한 다른 부재들도 별도의 배치 없이 아무렇게나 흩뿌려진 모습으로 홀대하는 전시의 의미를 제대로 표현했다.
코로나19가 끝나면 홀대하되 보관하여 잊혀지지 않도록 한 조선총독부 철거 부재 전시공원을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