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간통죄 처벌할 수 있게 해주세요"

남편의 불륜 사실에 극단적 선택을 한 여성의 어머니가 간통죄 처벌을 부활시켜달라는 청원을 올렸다.

지난 16일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간통죄 처벌할 수 있게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시됐다.

청원인 A씨는 "제 딸이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라면서 "간통죄 폐지로 인해 원통함을 느낀 딸을 대신해 글을 올린다"라고 말했다. 

청원에 따르면 A씨의 딸 B씨는 32살의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 이유는 남편이 6개월간 내연녀와 밀회를 즐겼기 때문이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부부는 2008년 대학교 CC로 만나 8년간의 연애 후 2016년 백년가약을 맺었다. 하지만 2019년부터 남편의 잦은 술자리, 연락 두절, 외박이 이어지면서 부부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남편은 생활비까지 끊으며 딸에게 눈치와 구박을 줬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상간녀에게는 200만원 상당의 가방을 선물하는 등 불륜을 저질렀다. 

A씨는 "딸은 남편이 생활비를 주지 않자 본인 명의로 된 조합원 아파트 부채까지 홀로 갚아야 했다. 월 200만원을 벌던 딸에게 생활비와 부채를 동시에 감당하는 것은 버거운 일이었다"라고 말했다. 

결국 B씨는 파트타임 아르바이트까지 겸해가며 생활을 시작했다. 그렇게 몸과 정신 모두 시달리던 때 남편의 자동차에서 다량의 콘돔을 발견한 그는 모든 걸 내려놓았다.

사건이 일어난 1월 20일 새벽 6시 B씨는 남편과 상간녀가 나눈 메시지를 보게 됐다. "아내와 이혼할게"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고, 남편과 상간녀의 성관계 영상도 있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미스티'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B씨는 결국 세상과 이별하기로 했고 남동생에게 남편의 휴대폰 문자 메시지 전체를 전송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현장에 유서는 없었으며 번개탄과 연탄이 있을 뿐이었다. 어떻게 목숨을 끊을지 고민했던 것으로 보인다. 

A씨는 "피를 토하는 마음으로 어렵게 글을 올렸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며 "제 딸의 유서가 된 사위와 상간녀의 메시지가 의미하는 바를 생각해 봤다"며 간통죄 폐지를 요청했다.

해당 청원 글은 게시된 지 사흘 만에 1만7천여명의 동의를 받고 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간통죄는 결혼해서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타인과 성적 관계를 맺은 이의 처벌을 골자로 한 법안이다. 그러나 2015년 2월 간통죄가 정식적으로 폐지됐다.

그러나 간통죄는 합법화가 된 것이 아니라 비범죄화된 것이기 때문에 윤리적, 도덕적인 면에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여전히 간통으로 인한 '위자료 청구'는 건재한 상황이다.

이에 간통죄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개인의 성적 자유를 보장해 주면서 피해자 가정에 대한 보호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