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수은 기자 = 사전적 정의로 '권태기'란, 결혼한 부부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서로에게 권태(시들해져서 생기는 게으름이나 싫증)를 느끼는 시기를 일컫는 말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결혼한 사이뿐만 아니라 연인들 사이에서도 서로에게 지루함을 느끼며 처음 만났을 때의 설렘이 느껴지지 않을 때 '권태기'라는 말을 사용한다.
권태기는 사랑을 하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증상이다. 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권태기를 경험하는 시기는 연애를 시작한 지 1년 3개월 지난 후이며, 미혼남녀 80% 이상이 권태기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권태기는 왜 찾아오는 걸까. 연애 초반에 불타오르던 감정은 점점 서로가 편해지면서부터 둘로 나뉜다. 편안해진 연인에게서 또 다른 설렘을 느끼거나 반대로 편안함이 주는 지루함이 권태기로 이어지곤 한다.
이렇게 권태기가 지속되면 상대가 주는 편안함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면서 이별을 맞이하게 되는데, 대개는 연인과의 관계를 개선해보려고 하지 않았던 사실에 후회를 느낀다.
지금부터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않도록, 편안해진 상대의 존재가 당연한 것이 아닌 감사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루 30분이면 권태기를 예방할 수 있는 5가지 습관을 소개한다.
1.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카톡 남기기 (2분)
우리가 매일 아침 눈뜨면 가장 먼저 들여다보는 게 휴대폰이다. 그저 알람을 끄거나 시간을 확인하고서 내려놓지 말고 연인에게 아침 인사를 남겨보자.
"잘 잤어?"로 시작해 "오늘 날씨가 춥네. 옷 따뜻하게 챙겨 입어~" "오늘 비 온대. 우산 꼭 챙겨~"와 같이 연인을 챙겨주는 메시지를 남기는 것만으로도 나에게 연인이 어떤 존재인가 생각해볼 수 있다.
잊지 않고 꼬박꼬박 연락을 남겨주는 상대에 대한 고마움과 내 연락으로 아침을 시작할 연인을 생각하며 서로의 존재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게 될 거다.
만약 등교 또는 출근 준비로 바쁜 아침을 보낸다면 버스나 지하철에 올라타서 문자를 남겨놓기로 하자. 하루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나 자신도 힘을 얻게 될 거다.
2. 저녁마다 목소리 들려주며 통화하기 (20분)
서로의 하루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바쁜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혹은 집에 들어와서 연인과 통화를 하자.
독일의 심리학자 알렉산더 미체를리히는 '수다는 귀찮고 때로는 위험하고 해롭지만 사회가 채워준 족쇄를 찬 인간에겐 없어서는 안 될 통풍 장치'라고 했다.
목소리로 상대방과 소통하는 것은 가장 정확하면서도 빠른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목소리 톤과 크기, 그리고 말투에서 내 감정이 오롯이 전해져 통화는 카톡이나 문자와는 다른 차원의 정서적 교류가 가능하다.
연인과 통화를 하면서 그날 힘들고 짜증 났던 것들, 또 소소하게 행복했던 일들을 공유하다 보면 하루의 고단함은 저절로 잊게 된다. 사랑하는 연인과 하루를 마무리하며 달콤한 잠자리에 들도록 하자.
3. 매일 '고맙다'는 말하기 (5분)
서로가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당연해질수록 고맙다고 느끼는 순간도 어느샌가 사라지고 고맙다고 말하는 건 더욱 어려워진다. 그래도 연인에게 하루에 한 번 이상 고맙다고 말하자.
미국의 심리학자 사라 알고에와 조나단 하이트가 공동으로 연구한 내용에 따르면 연인 사이에서 "고맙다"라는 말을 자주 할수록 관계에 대한 만족도가 올라가며 연인과의 일체감을 느끼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연인과의 일체감 속에서 연인과 더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과 동시에 연인과의 미래를 꿈꾸게 된다고 한다
다만 고맙다고 말할 때는 빈말에 지나지 않도록 사소한 것이라도 이유를 만들어 함께 이야기해 주도록 하자. 매일 연인에게 고맙다고 말하기 위해 고마운 이유를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레 연인에 대해 떠올리게 되고 내 연인이 얼마나 멋진 이성인지 깨닫게 된다.
4. 매일 가벼운 스킨십 나누기 혹은 애정표현 하기 (5분)
연인 사이에서 스킨십은 관계를 발전시키는 장치 중 하나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연인 사이에서 스킨십이 줄어들고, 분위기 잡고 나누는 스킨십은 오히려 부담으로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걸을 때 손잡기, 서로 어깨에 기대기, 쓰담쓰담 하기 등의 가볍고 일상적인 스킨십은 연인의 부정적인 감정을 없애주는 데 효과적이다.
스킨십의 효과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연인의 손만 잡아도 스트레스가 줄어들며 가벼운 신체 접촉만으로도 사랑의 호르몬이라 불리는 '옥시토신'까지 분비된다. 이 '옥시토신'은 신체 통증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심리적 긴장을 완화해 연인 사이에 사랑과 신뢰의 감정을 높여준다.
더불어 말속에 담긴 감정은 몸과 마음에 투영된다. 실제로 "좋아해", "사랑해"와 같은 말은 즐거움을 유발하는 호르몬인 도파민을 증가시킨다. 만약 만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말로써 애정 표현을 아낌없이 하자.
5. 오롯이 둘만의 시간 갖기 (자유롭게)
매일 아침저녁으로 연인에게 연락하고 고마워하며, 애정표현을 하는 등 30분의 노력을 꾸준히 했다면 당신과 당신의 연인 사이에 권태로움은 눈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
앞서 말한 대로 연애 초기 불타오르던 당신의 마음은 어느새 편해진 연인에게서 또 다른 설렘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여느 때처럼 주말 데이트를 즐기면서 오래되고 깊어진 관계에 맞는 진솔한 대화도 나눠보자.
다시 찾아온 설렘을 만끽하며 서로에게 더욱 집중하기를 바란다. 혹여나 권태기라는 위기가 찾아온다고 해도 너무 걱정하진 말자.
연인이라면 겪을 수 있는 성장통쯤으로 여기고 둘의 사랑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더 쑥쑥 자랄 당신의 사랑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