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러시아 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2천명대를 넘어섰다.
특히 수도 모스크바에서만 1,306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모스크바 지역 자체가 슈퍼 전파 지역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상황이 최악으로 흘러가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방역에 힘쓰기보다는 수도 모스크바를 떠나 다른 지역으로 피신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지난 1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는 아나스타샤 라코바 모스크바 부시장이 모스크바 내 병동 격리자가 1주일 만에 배로 급증해 시내 병원과 구급차가 수용 능력을 넘어섰다 말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러시아가 미국과 이탈리아의 경로를 그대로 밟고 있다"며 "부실한 초기 대응으로 뒤덮인 감염 실태가 드러나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러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12일 기준 전체 발병자 1만 5천770명 중 모스크바 지역 발병자만 1만 158명에 달한다.
모스크바의 상황이 나빠지자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를 떠나 피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푸틴 대통령은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과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에게 코로나19 사태 수습 책임을 떠넘긴 채 모스크바를 떠나 교외 저택에 머무르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평소 국가 위기 상황 때마다 진두지휘하던 푸틴 대통령의 모습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침체를 우려해 격리자 통제 등 방역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해 8월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북부 도시 인근에서 발생한 핵 폭발사고로 방사능이 퍼지자 해당 지역 주민들을 빠르게 대피시켰다.
이에 외신으로부터 현지 주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의 빠른 대처가 제2의 체르노빌 사태를 막았다는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코로나 대처 문제만큼은 과거의 카리스마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