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우리는 코로나 청정국이다", "코로나가 창궐한 한국과 우리를 비교하지 말라", "우리는 세계의 모범이 되는 코로나 방역국가"
이는 31번 신천지 확진자 발생 이후 한국에 코로나 환자가 폭증하던 당시 일본 열도에서 끊임없이 나온 말이다.
코로나 청정국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웠던 일본에 비상이 걸렸다. 일각에서는 비상에 걸렸다기보다는 이제 비상을 인정한 단계로 봐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긴급사태가 선포된 도쿄와 오사카 등을 중심으로 신규 확진자가 일일 최대치인 700명 이상 쏟아졌고, 전체 누적 확진자는 7천 명을 넘어섰다.
특히 수도 도쿄의 경우 일일 확진자 대부분의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아 방역 체계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11일 NHK에 따르면 이날 도쿄와 오사카를 포함한 일본 전역에서 새로 확인된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715명이다. 전날 수치(639명)를 훌쩍 넘어서며 나흘째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한 도쿄에는 이날 197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역시 4일 연속 최다 기록을 갈아치운 수치다.
이 197명 가운데 77%인 152명은 이동 경로조차 파악이 안 되고 있어 추가 확산 가능성이 작지 않다.
이에 일본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된 사람은 이날까지 누적으로 6천 895명이 됐다.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했던 크루즈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승선자 712명을 더한 일본의 전체 감염자 수는 7천 608명으로 8천 명대를 목전에 뒀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아베 총리는 사업자들에게 재택근무를 요청하고 시민들에게는 일본 전역의 번화가에 있는 가게 이용을 자제해달라고 기본 대응 방침을 바꿨지만 확산세가 둔화할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정부 차원의 마스크 보급이 일주일에 '천 마스크' 2장인데다가 KF94, N95 수준의 마스크 보급이 원활하게 되지 않은 상황인지라 감염 확산 가능성은 높은 상태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결국 아베 정부가 손쓸 수 없을 정도로 감염병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