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연인 사이에 '더치페이' 문제는 언제나 화두로 떠오른다.
한쪽이 여유가 있다면야 누가 사랑하는 연인에게 맛있는 음식, 좋은 선물을 주고 싶지 않겠는가.
월급이라도 받으면 좋으련만, 아르바이트를 하며 한 달 생활비를 연명하는 대학생들은 더치페이 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더치페이는 우리 생활 속에 깊이 스며들어, 이제는 데이트 통장을 만들거나 서로 번갈아가며 데이트 비용을 내는 풍토가 늘었지만, 그 방식에 따른 차이는 존재한다.
대학생 여성 A씨는 같은 학교 CC(캠퍼스 커플)인 남자친구 B씨가 더치페이를 하는 방식을 200일 넘게 참아왔다.
그는 첫 만남 때부터 각자 먹은 음식을 각자 계산하자고 이야기했다. 처음에는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아 그런 행동을 했다고 오해했지만 아니었다.
B씨는 이후 A씨에게 끊임없이 구애했고 둘은 사귀게 됐다.
문제는 이후 데이트를 하며 수면 위로 드러났다. 그는 모든 음식의 값을 반으로 나누려 했다. 음식뿐만 아니라 물건마저도 그랬다.
기념일에 꼭 같은 가격의 선물을 준비해 교환해야 했다. B씨에게 그런 행동은 당연한 것처럼 보였다.
A씨는 칼 같은 더치페이가 익숙하지 않았다. 차라리 돈을 더 내고 싶을 지경이었다. B씨에게 섭섭하기도 했다.
섭섭함이 늘어갈 때쯤 결정적인 사건이 터졌다.
길을 걷다가 델리만쥬를 사 먹었는데 B씨가 이후 문자로 3000원 나왔으니 1500원을 계좌이체해달라고 말한 것이다.
사랑하는 여자친구를 위해서 1500원을 쓰는 것도 꺼려 하는 남친과는 더 이상 만나고 싶지 않아진 A씨는 결국 이별을 고했다.
A씨는 "차라리 찢어지게 가난했다면 이해라도 하겠다"라며 "B씨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심지어 친구들과 있을 땐 종종 술값을 내기도 했다"라고 섭섭함을 드러냈다.
지난 시간이 아깝고 후회된다는 A씨에게 많은 이들은 공감과 위로의 말을 건넸다.
더치페이와 같은 민감한 문제에 있어서 서로를 배려하는 태도는 중요하다.
특히 데이트 비용 문제는 서로 충분히 대화를 나눈 후에 결정해도 늦지 않다. 그러니 만약 연인과 데이트 비용 문제로 꽁해 있다면, 속으로 삭히지 말고 대화로 풀어보자.
의외로 당신의 연인은 "그동안 배려해 주지 못해 미안하다"라고 말하며 당신의 말을 들어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