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수은 기자 = 어릴 적 '그날'이 다가오면 늘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냄새, 소리 그리고 눈을 멀게 하는 조명까지.
바로 '치과'를 방문해야 하는 날이다. 미룰 수 있다면 미루고 싶고 가지 않아도 된다면 가기 싫은 치과는 어른이 돼서도 그다지 반가운 공간이 아니다.
입속이나 입술에 나는 상처는 저절로 낫는 경우가 많기도 하지만 대개 우리는 '며칠 지나면 낫겠지'라며 안일하게 넘기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구강 건강 전문가인 영국의 레이나 와디아(Reena Wadia) 박사는 치과에 정기적으로 방문하지 않는 것이 건강을 해치는 위험한 실수라고 경고했다.
입 주변에 나타나는 증상은 또 다른 중증 질환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에 입만 잘 들여다봐도 온몸 건강을 챙길 수 있다. 지금부터 입속이 우리 몸에 경고하는 건상 신호 5가지를 소개한다.
1. 입 주변에 물집이 생길 때
입 주변에 물집이 잡혔을 때는 몸이 피로하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대부분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발생한다.
물집이 잡히기 전에 입술 감각의 무뎌짐이 나타나거나 따가울 수 있다. 이후 작은 물집들이 입술 주위로 형성되면서 후끈거리는 열감이 동반되며 무기력한 증상을 느낄 수 있다
헤르페스의 큰 원인은 피로감과 스트레스다. 뿐만 아니라 자외선, 열에 강하게 노출됐을 때 발생할 수 있으며 스트레스나 여성의 경우 생리로 인한 호르몬 변화 등도 헤르페스의 원인이 된다.
헤르페스 감염증은 국내 인구 중 60%가 감염된 것으로 나타날 정도로 나타나기 쉬운 병이다. 흔히 걸릴 수 있는 병이지만 재발이 쉽고 전염이 잘 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치료를 제때 하는 게 중요하다.
물집이 생기자마자 항바이러스 연고제를 발라주면 대개 가라앉는다. 잡힌 물집은 터뜨리지 않고 방치해야 한다. 물집이 터지게 되면 그로 인한 2차 세균감염이 생길 수 있다. 무엇보다 평소 면역력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2. 입안이 헐었을 때
며칠 밤을 새우거나 신경 쓸 일이 많을 때에 잇몸 주위에 하얀 점같은 게 생기면서 입 안이 헌다. 입안이 허는 것은 세균, 바이러스, 알레르기, 면역계 이상 등과 더불어 과로와 스트레스가 더해져 생기는 증상이다.
이때 헌 부위를 혀로 건드리거나 칫솔의 딱딱한 플라스틱 부분으로 자극을 가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또 맵거나 짠 음식, 뜨거운 음식처럼 자극적인 음식은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담배와 술 역시 입안의 침을 마르게 할 수 있으므로 줄여야 한다.
간혹 뺨을 잘못 씹어 입안 한쪽이 하얀 선으로 굳어있는 경우엔 비타민과 채소 과일을 듬뿍 먹으면서 푹 쉬면 낫는다.
입안의 흰색 반점은 대개 무해하지만 드문 경우에 입안 점막이 하얀 그물처럼 보이면 초기 구강암일 수도 있으므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3. 혓바늘이 났을 때
혀의 돌기에 염증이 생기는 혓바늘이 났다면 스트레스, 영양 장애, 위궤양 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혓바늘이 생기는 가장 큰 이유는 면역력 감소다. 혀는 심장 다음으로 혈액을 많이 필요로 하는 곳이기 때문에 몸의 면역력이 감소하면 가장 먼저 반응해 혓바늘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다.
이외에도 체내에 비타민이나 무기질같은 영양소가 부족하거나 음식 알레르기가 있을 때, 체중이 급격히 줄었을 때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혓바늘은 보통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하고, 스트레스를 풀어주면 대부분 1~2주 정도 후에 자연스럽게 없어진다. 그러나 3주 이상 지속되거나 같은 자리에 반복적으로 혓바늘이 생긴다면 베체트병이나 설암과 같은 다른 질환일 수 있다.
혓바늘이 긴 시간 동안 낫지 않거나 반복적으로 나타날 때는 이비인후과에서 진찰을 받아봐야 한다.
4. 갑작스런 입 냄새
대부분의 입 냄새는 구강위생이 불량해 충치, 치석, 음식 찌꺼기 등에서 세균이 자라서 생기게 된다. 만성적인 치주염이 가장 흔한 입 냄새의 원인이다.
평소와 달리 갑자기 입냄새가 난다면 축농증이나 비염 같은 이비인후과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대부분 축농증이나 비염을 앓게 되면 코로 숨쉬기가 어려워 입으로 숨을 쉬게 된다. 입으로 숨을 쉬게 되면 침이 마르고 입안이 건조해져 세균 번식이 활발해진다.
입안에 세균 번식이 활발해지면 단백질 분해가 잘 일어나고 그만큼 입 냄새가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4 - 1. 과일 냄새
양치질을 깨끗이 했는데도 평소보다 입 냄새가 심하거나 특정 냄새가 난다면 구강 질환보다는 다른 신체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입안에서 과일 냄새 같은 달큰한 아세톤향이 난다면 당뇨병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당뇨병 합병증인 '케톤산혈증'이 있으면 혈액 속에 케톤산 물질이 다량으로 생성되는데 이 케토산에서 과일이나 아세톤향이 나는 것이다.
4 - 2. 하수구 냄새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면서 하수구와 같은 역한 입 냄새가 난다면 편도결석을 의심해야 한다.
편도결석은 편도의 작은 구멍에서 나오는 분비물과 입안의 침 그리고 이물질 등이 섞여 결석이 생기는 질환이다. 이때 생기는 편도결석에서 심한 악취를 풍기게 된다.
4 - 3. 달걀 썩는 냄새
입 안에서 달걀 썩는 냄새가 나면 몸의 해독작용이 원활하지 않다는 증상일 수 있다.
간 질환의 경우 노폐물이 해독되지 않아 달걀 썩는 냄새가 날 수 있는데 병으로 인한 몸속 특정한 대사의 결과로 냄새가 나게 된다.
4 - 4. 음식물 썩는 냄새
소화불량이나 역류성 식도질환 등이 있다면 식도에서 발생하는 냄새가 입 냄새로 나타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위장 내 출혈이 있는 경우에는 비릿한 피 냄새가 입에서 생길 수 있다.
5. 평평한 치아
유독 평평해진 치아는 이를 가는 등의 습관으로 인해 치아가 마모된 것이다. 이 치아 마모는 일상 의 스트레스나 불안과 관련이 있다.
이를 가는 것은 수면 중이나 어떤 일에 몰두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동안 일어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치아 마모를 인지하지 못한다. 평평한 치아는 종종 두통과 턱 통증과도 관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