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민준기 기자 = 선한 인상으로 유저들을 방심시킨 뒤 강제로 어마어마한 빚을 지게 만드는 동물의 숲의 대표 캐릭터 너굴.
모든 동물의 숲 유저는 너굴의 계략에 당해 '빚쟁이'인 상태로 게임을 시작할 수밖에 없다.
너굴은 생각보다 악독하다. 기존에 진 빚을 갚자마자 바로 집을 더 증축하라고 꼬드기며 유저를 또다시 빚쟁이가 되도록 만든다.
이런 면만 보면 피도 눈물도 없는 악독한 사채업자 같지만 사실 너굴은 생각보다 인간미 넘치고 따뜻한 캐릭터다.
닌텐도에 따르면 너굴은 자신과 아무런 인연이 없는 쌍둥이 콩돌이와 밤돌이를 길에서 주워와 양아버지를 자처했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 전작인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부터는 자신이 운영하던 너굴 상점을 이들에게 물려주기도 했다.
오랜 기간 같이 살았다고 하지만 혈연으로 엮이지 않은 콩돌이와 밤돌이에게 가게를 물려주는 것은 엄청난 대인배가 아니고서야 할 수 없는 판단이다.
빚 갚기에 혈안이 된 억척스러운 한국인 유저가 간과하는 사실이 하나 존재한다. 너굴은 의외로 빚을 갚으라는 독촉을 전혀 하지 않는다.
심지어 유저가 갚아야 하는 빚은 전부 무기한 무이자다. 수년이 지나도 너굴은 이자 없이 원금만 받는다.
사채업자 너굴이라는 프레임은 어찌 보면 유저들이 제 발을 저린 것이 아닐까.
동물의 숲 메인 디렉터는 해외 게임 웹진 IGN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너굴이 유저로부터 받은 돈은 시간이 지나면 마을을 위한 서비스에 다시 투자된다"라며 너굴의 사회 환원활동도 암시했다.
너굴의 숨겨진 면모에 훈훈하다는 듯 감탄하는 유저가 대부분이었지만 여전히 "너굴 아저씨가 닌텐도에 얼마를 찔러준거냐"며 의심을 거두지 못하는 유저들도 존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