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조주빈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우) 김준근의 '조선풍속도'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아동 및 여성을 대상으로 성 착취물을 제작 유포한 '박사방' 방장 조주빈의 정체가 밝혀졌다.

그는 SNS로 유인한 여성을 협박해 불법 촬영물을 뜯어낸 뒤 텔레그램을 이용해 회원들에게 유포시키는 범행을 일삼았다. 이 사건의 피해자만 74명이며, 이 가운데 16명이 미성년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담하고 악랄한 범행으로 우리 사회를 뒤흔들어 놓은 그를 바라보며 국민들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못하게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피해자의 인격을 말살시키는 중대 범죄임에도 현행법은 그다지 중형을 선고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조선 시대는 달랐다. 범죄의 예방과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성범죄자들에게 대명률(1367년 제정된 조선 시대 현행법으로 중국 명나라의 형률서)을 엄격히 적용했다.

오늘날 성범죄자들이 듣는다면 오금이 지릴 법한 조선 시대의 성범죄 관련 형벌을 소개한다.

1. 여성을 강간한 사람은 무조건 사형에 처한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화정'

강간범은 용서받을 수 없다. 무조건 사형에 처한다.

특히 12세 이하의 소녀를 강간한 범인은 목을 매다는 교수형 혹은 목을 절단해 숨을 끊는 참수형의 중벌에 처했다.

참수형은 인류 역사상 가장 잔혹한 형 중 하나로 중대 범죄에만 적용되는 극형이다. 우리 선조들은 강도 강간, 근친 강간을 한 범죄자들에게 가차 없이 형벌을 내렸다.

2. 강간 미수범은 장형 100대와 함께 3천 리(약 1,200km ) 밖으로 유배형에 처한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화정'

장형은 죄인의 둔부를 굵은 나무 회초리로 때리는 형벌이다. 회초리라고 생각해서 가볍게 생각하면 안 된다. 장형으로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특히 이 회초리에 100대를 맞으면 거의 목숨을 잃었거나, 살더라도 4도 화상에 달하는 상처를 입었다.

사실상 강간 미수일 경우에도 사형을 받는 셈이었다.

3. 공직에 있는 관리가 성범죄를 저지르면 가중 처벌한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SBS '육룡이 나르샤'

조선은 특히 지배층에 더욱더 엄격한 처신을 요구해 국가 질서를 바로 세우고자 했다. 따라서 공직자가 성범죄를 저지를 경우에는 가중처벌해 기강을 잡았다.

조선 시대의 기록을 살펴보자. 군수까지 지낸 한 관리가 민가의 부녀를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치자 아예 신분을 박탈하고 노비로 전락시키는 판결을 받은 사례가 기록돼있다.

관리들이 기녀와 잠자리를 할 경우에도 장형 60대에 처했다.

4. 성범죄를 은폐하거나 축소한 관리도 장형에 처한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tvN '왕이된 남자'

권력과 유착해 성범죄 사실을 은폐하거나 축소한 관리에게도 엄벌이 내려졌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성종 3년(1472) 상주 목사 구치명과 판관 김언신 등은 성폭력 사건을 화간으로 조율해 감사에게 보고하지 않고 돈을 받았다.

또한 이들은 강간범을 감금하지 않고 도망가게 해 장형 100대와 90대의 처벌을 각각 받았다고 기록돼 있다. 앞서 언급했듯 장형 100대는 사실상 사형이라 볼 수 있다.

5. 피해자 여성은 적극적으로 보호한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1 '거상 김만덕'

조선은 피해 여성을 적극적으로 보호해 2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힘썼다.

여성이 강간범에게 상해를 입힌 경우, 여성의 신분과 상관없이 정당방위를 인정해줘 무죄 방면 하는 등 적극적으로 보호했다.

특히 여성의 신분과 관계없이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이뤄졌다. 여성의 신분이 기녀라 하더라도 여성의 동의가 없었다면 강간으로 처벌했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더라도 형량을 참작하지 않았다.

6. 가석방을 허용치 않는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혈의 누'

조선 시대에서 강간은 용서받을 수 없는 중범죄였다. 반란과 맞먹는 대역죄로 취급 당해 평생을 성범죄자라는 낙인을 달고 살아가야 했다.

나라의 경사가 있을 때 종종 있던 죄인 방면에도 강간을 저지른 죄인은 대상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