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한지혜 기자 = "아이 점심을 종이컵에 담아 주는 게 말이 됩니까?"
코로나19(우한 폐렴) 여파로 정부가 개학을 4월로 미룬 가운데,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가 긴급돌봄교실 아이들에게 점심 식사를 일회용 종이컵에 담아줘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8일 SBS '8 뉴스'는 양주시 옥정신도시의 한 초등학교가 돌봄교실 학생들에게 점심시간 밥과 국을 종이컵에 줬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초등학교는 9일부터 12일까지 돌봄교실을 신청한 학생 10여 명 중 식기를 가져오지 않은 아이들에게 이런 일을 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나눠준 식사의 양도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학교 측은 학부모들에게 아이들 점심으로 집에서 만들어 보낸 도시락을 권유하기도 했다.
해당 학교 교장은 한 학부모와의 전화 통화에서 "부모로서 생각해보라. 학교에서 배달해서 먹는 것보다는 도시락을 만들어서 학교에 보내주면 아이들도 즐겁게 먹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아이가 배부르게 먹지 못했다고 얘기했다"라며 "이렇게까지 하면서 학교를 보내야 하나 싶기도 하고 죄책감이 든다"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돌봄을 신청한 11명 가운데 식기를 가져오지 않은 아이들에게만 사흘간 종이컵에 밥과 국을 줬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뒷순위로 밀리다 보니까 누락돼서 일단 구두로만 아이들에게 식기를 가져오라고 안내됐다"라며 "문자로 전체 공지하지 못한 부분은 학부모님들께 너무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논란이 일자 동두천양주교육지원청은 해당 학교에 대한 실태 점검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