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한지혜 기자 = 미국에 거주하는 한 흑인이 동양인을 인종차별 하는 내용의 영상이 퍼지자 분노한 동양인들도 다시 '인종차별'로 맞대응하고 있다.
앞서 지난 15일 미국 마이애미시에 사는 흑인 A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짧은 영상 하나를 올렸다.
영상에는 A씨가 동양인 할머니에게 소독제를 뿌리는 모습이 담겨있다. 할머니는 하지 말라는 듯 도망쳤지만 그는 계속 쫓아가 소독제를 난사했다.
영상은 며칠 사이에 큰 파장을 불러오며 온라인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이와 함께 영상을 접하고 분노한 누리꾼들이 A씨를 향해 역으로 인종차별 대응을 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누리꾼들이 택한 방법은 '역지사지'였다. 사람들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A씨의 계정을 태그하고 흑인을 상대로 한 인종차별 사진을 올렸다.
인스타그램 특성상 댓글에서는 사진을 올릴 수 없다. 하지만 자신의 계정에서 사진을 올리고 태그 하는 형식이라면 A씨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은 먼 옛날 노예로 끌려가던 흑인들의 모습을 담은 일러스트부터, 현대사회에서 인종차별을 당하고 있는 요즘 흑인들의 모습까지 다양했다.
이들은 대부분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방식으로 보여줘야 상대방이 알아듣는다는 주장으로 이런 방법을 통해 '복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누리꾼은 "평소 인종차별 금지에 대해서 가장 큰 목소리를 내는 흑인이 되레 동양인 상대로는 가해자 위치에서 차별하니 황당하기 그지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차별을 당하기 싫다면 본인도 차별하면 안 된다는 것을 직접 느끼게 해 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인종차별 행동에 인종차별로 똑같이 대응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A씨에 대한 공격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 누리꾼은 "기분이 나쁘다고 해서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행하는 건 그 사람과 똑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라며 "똑같은 짓을 하는 순간 상대방을 욕할 권리는 없어져 버린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A씨의 인스타그램에서 논란의 영상은 삭제된 상태다. 해당 영상은 인스타그램 측이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여겨 자체적으로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