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8일(월)

"온국민 코로나19 감염돼 집단면역 생기면 좋겠다" 영국 정부가 택한 '도른자' 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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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영국 정부가 코로나19를 막는 대신 서서히 집단 면역(herd immunity)을 유도하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단 면역이란 국민 60~70%가 감염되면 저절로 면역력이 생긴다는 이론이다. 전염성이 높은 감염병을 막지 못할 바엔 아예 방치해 집단 면역을 갖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판단한 것이다.


지난 13일(현지 시간) 영국 내각의 최고과학보좌관인 패트릭 밸런스는 BBC에 출연해 "정부는 국민의 60%가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 집단면역이 만들어지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이 감염돼 병원에 환자들이 쇄도하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며 "코로나바이러스를 완전히 봉쇄하기보다는 충격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사이트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 GettyimagesKorea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지 않고 완만하게 퍼지게 해 영향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밸런스는 또 감염자 절대다수의 증세도 그리 심하지 않아 집단면역을 충분히 시도할 만하다고도 했다.


실제로 코로나19에 대한 영국의 대응법은 이웃 국가와 확연히 차이가 난다. 시민사회에서도 '침착하게 하던 일을 계속하자(Keep calm and carry on)'는 구호가 이어지고 있다.


국가 의료보험 기관 역시 "증상이 나타나도 집에서 일주일쯤 지켜보라"고 안내한다. 총리실 의학 담당관은 "보균자 중 10%만 발병하고 1%만 사망한다. 별게 아니다'라는 식의 설명을 내놓고 있다.


확진자가 16일 기준 1,543명까지 늘었고 사망자는 35명이나 되지만, 보리스 존슨 총리는 "너무 일찍 강력한 통제를 하면 너무 많은 사람의 삶을 혼란스럽게 할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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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 수준의 대응법이지만, 국민 다수는 환호하는 분위기다. 총리의 지지율은 상승 폭을 그리고 있고, 많은 시민이 여전히 마스크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집단면역 시도가 도박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밸런스의 주장대로 영국인의 60%(3900만명)가 감염된다면, 치사율을 1%만 잡아도 39만명이 숨지는 사태가 발생하는 탓이다.


또 집단면역을 추구하려면 한 번 걸린 사람은 재발하지 않아야 하는데, 코로나19는 전 세계에서 재발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더구나 확진자 수는 이미 영국 병원의 수용 한계를 넘어섰다.


이에 대해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는 "침착하게 일상을 유지하자는 영국식 대응법이 어떤 결말을 맞을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