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헬멧 안 쓰고 인도 질주하는 야쿠르트 아줌마 전동카트에 치일 뻔했습니다"
안타까운 사망사고가 발생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헬멧을 쓰지 않고 역주행을 불사하는 등 곡예운전을 하는 일명 '야쿠르트 아줌마'(이하 프레시 매니저)들의 행태는 여전하다.
야쿠르트의 프레시 매니저가 배달 업무 중 불의의 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들의 막무가내식 운전은 '현재 진행 중'이라는 전언이다.
지난달 28일 발생한 사망 사건 이후 야쿠르트 전동카트(코코)를 운행하는 프레시 매니저들의 안전불감증 문제를 지적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지속되고 있다.
부산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전 9시 50분께 부산 해운대구 한 내리막길에서 야쿠르트 전동카트가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내려오다 인도를 들이받았다. 연석에 걸리며 전도된 카트를 몰던 50대 여성은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숨졌다.
경찰에서는 해당 사고를 전동카트 브레이크 고장으로 인한 충돌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동기 문제일 확률이 높지만, 이번 사고로 인해 일부에서는 프레시 매니저들의 막무가내식 운전 방식이 사고의 원인이 되는 때도 많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야쿠르트 프레시 매니저들의 안전불감증 논란은 이전부터 지속돼왔다. 도로가 아닌 인도 위를 질주하거나 헬멧을 쓰지 않고 운전대를 잡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더 큰 문제는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 측의 개선책이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는 점이다.
헬멧 안 쓰고 보행자 다니는 인도 질주...사고 지속되지만 여전한 불법 운행
실제 사망 사고가 발생한 이후에도 거리에서 안전 헬멧을 착용하지 않고 다니는 프레시 매니저를 목격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보호장구가 없는 상태에서 차도와 인도를 넘나들며 곡예 운전을 해 보기만 해도 아찔한 장면을 연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도로교통법상 원동기장치로 분류된 전동카트는 인도 위에서는 주행할 수 없지만, 실질적으로 배달을 다니다 보면 인도 출입은 불가피하다.
도로로 다닐 때도 속도가 4~8km 정도라 위험한 것은 매한가지다. 결국 전동카트 운행 한계가 프레시 매니저들을 자발적으로 불법 운행의 길로 들어서게 하는 셈이다.
야쿠르트 측은 다수의 프레시 매니저는 헬멧을 착용하고 인도로 주행하지 않는다고 있다고 말한다. 일부 사례로 인해 전체를 안전불감증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거리에서는 헬멧을 쓰지 않고 인도로 다니는 야쿠르트 전동카트를 찾는 것이 반대의 경우보다 훨씬 더 쉽다. 헬멧 없이 주행하는 프레시 매니저를 여러 차례 목격했다고 해도 반박 자료 없이 '유독 그쪽에만 많았던 것 아니냐'식의 배 째라 반응이 돌아온다.
설상가상 전동카트 사고율에 대해 체계적으로 조사한 자료는 전무하다. 프레시 매니저들의 헬멧 착용 및 안전 규칙 준수를 독려할 뿐 이를 강제하지도 못하고 있는 상태다. 실질적인 안전 강화책은 사실상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야쿠르트 측은 전동카트 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A/S 전문 업체 기사가 전국 영업점을 순회하며 수시로 카트 점검을 하고 있고, 프레시 매니저가 요청할 시 신규 전동카트를 대차한 후 A/S를 해준다는 게 사 측의 설명이다.
문제는 정기점검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프레시 매니저가 전동카트 문제를 항상 스스로 인지하고 A/S를 요청하기 어렵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실제 지난 2017년에는 부산 야쿠르트 판매점에서 전동카트 배터리 과열로 추정되는 화재가 난 바 있다. 배터리 과열을 외관으로 인식할 수 있는 프레시 매니저가 얼마나 될지 미지수다.
프레시 매니저 방패막이로 주먹구구식 운영, 피해는 어머니 노동자와 시민이 떠안아
프레시 매니저 대부분은 중년의 여성으로 구성돼 있다. 이 때문에 불법 주행을 한다고 해도 이를 지적하기보다는 눈 감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야쿠르트 측이 이 '어머니 프레임'에 스스로 편승해 제도 개선의 여지를 보이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전국에 9800대가 있다는 야쿠르트 전동카트. 그중 규칙 미준수 자는 일부라고 주장하지만, 얼마나 규율이 지켜지고 있는지 조사 통계도 전무한 상황이다. 문제는 안전에 대한 긴장감 없이 헬멧을 쓰지 않거나 인도를 달리는 전동카트에 피해를 입는 이들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그 피해자는 대부분 안전에 대한 자각이 부족한 프레시 매니저와 무고한 보행자들일 테다.
만약 야쿠르트 측의 주장대로 위험한 주행을 하는 프레시 매니저가 일부라 할지라도, 문제는 규율을 지키지 않는 일부의 행태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인도 주행 중 사고가 일어날 경우 프레시 매니저뿐만 아니라 보행자 안전에도 위협이 된다. 실제 지난해 4월 프레시 매니저가 인도로 진입해 전동카트를 몰던 중 보행자를 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었다.
'어머니 프레시 매니저'란 이미지 뒤에 숨어 눈에 보이는 불법적 행태를 모르쇠하고 넘어가는 시대는 지났다. 야쿠르트 측이 단순한 안전 교육에 머물지 않고 프레시 매니저와 보행자, 운전자 모두의 안전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