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박원순 서울시장을 지지하면서 '친여권' 성향을 나타냈던 기업가가 미래통합당에게 총선 공천을 받아 논란이다.
경선 없이 강남병 지역에 전략 공천된 것인데, 미래통합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정치 성향을 속인 것"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해당 공천 문제가 커지면서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통합당 공관위는 서울 강남병에 시지온 김미균 대표를 전략 공천한다고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김 대표에 대해 "22살에 대한민국 최초 IT 기반 소셜벤처를 창업한 인물"이라면서 "악플을 방지하는 대한민국 유일한 업체이고, 소셜 댓글 서비스 분야에서 세계 5위 업체로 성장한 34살 청년 창업자"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가진 업무 역량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는 않다. 그런데 그의 정치적 성향을 두고 지지자들의 비판이 크며, 여당 지지자들도 "이게 뭐 하는 짓이냐"고 입을 모으는 상황이다.
강남구 삼성·대치·도곡동 거주 통합당 지지자들은 거리에 나와 "철회하라 김미균 공천!" 플래카드를 휘날렸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를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통합당 지지자들이 모이는 네이버·다음 카페, 소셜미디어 그룹, 온라인 커뮤니티 각곳에서는 김 대표가 올렸던 SNS 게시물이 캡처돼 올라오고 있다.
해당 캡처 사진을 살펴보면 김 대표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 감정을 드러냈다는 점과 한국-핀란드 정상 교류의 경제사절단으로도 참여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또 김 대표는 과거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글을 올리고 유시민, 송영길, 노회찬 재단, 문재인 홍보페이지 등에 '좋아요'를 눌렀다.
이 때문에 통합당 지지자들은 김 대표가 '정치 성향'을 속인 채 국회의원이 되고자 통합당에 입당했다고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을 지지하면서도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입당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통합당 신보라 의원은 "정치적 신념도 검증되지 않은 청년 후보가 강남벨트에 공천됐다"라며 "놀랍고 황망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당이 '공정 정의'를 외치며 조국 사퇴를 부르짖던 9월, 어떤 청년은 문 대통령이 보낸 추석선물을 받고 감사하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면서 "그런데 그 청년이 강남병 공천을 받았다. 이게 우리당의 공천정신이냐"고 일갈했다.
지지자들은 물론 당내 의원들까지 계파를 가리지 않고 문제를 제기하자 결국 김 위원장은 김 대표 공천을 철회했다. 김 대표는 공천 관련 기자회견을 한지 45분 만에 '강남병 후보' 자리를 잃고 말았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라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