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수애 기자 = 중국동방항공이 정규직 전환을 앞둔 한국인 승무원 수십 명을 해고했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중국 동방항공이 한국인 승무원 73명에게 지난 11일을 기준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동방항공은 중국의 주요 항공사 중 하나로 운항 승객 수 기준으로 중국 내 2위 항공사다. 중국 상하이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서울에도 지점을 두고 있는 외국 항공사다.
중국 동방항공 측은 계약 해지 사실에 대해 "항공 시장의 전반적인 변화로 경영이 큰 영향을 받았다"라며 "코로나19 확산으로 한중노선이 줄어들어 더는 고용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계약을 해지당한 한국인 승무원들은 지난 2018년 3월 12일 입사해 2년 후인 오늘(12일)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있었다.
계약 해지를 통보받은 승무원 A씨는 12일 YTN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정규직 전환의 마지막 관문인 4차 면접도 통과한 상태였다"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문제는 계약 해지뿐만이 아니었다. 중국 동방항공 측은 한국인 승무원들과 함께 입사한 일본, 이탈리아 국적 승무원들과는 정규직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즉 지난 2018년 입사한 한국, 일본, 이탈리아 승무원 중 한국인 승무원에게만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코로나19가 한국에 확산하자 한국인을 기피하는 '코리아 포비아' 현상이 아니냐는 주장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승무원 A씨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동방항공 측에서 개별적으로 연락한 뒤 퇴직금 외 2개월분 급여를 추가로 지급하겠다고 하며 퇴직 합의서에 서명을 요구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한편 중국 동방항공은 지난 2월 초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던 시기 중국 우한 노선에 한국인 승무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당시에도 유럽과 일본 등 다른 국적 승무원은 중국 국내선 근무를 하지 않아 한국인을 차별한다는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