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코로나19 확산으로 대구·경북에는 의료진들이 매일매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여기에는 자원봉사를 나온 군의관, 간호장교 등 국군 인력도 다수 포함돼 있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마음만으로 대구 자원봉사를 갈 수는 없을 터. 자신의 임무 때문에 대구에 가지 못하는 현직 군의관은 다른 방법으로 코로나19 사태를 돕기로 했다.
11일 국군의무사령부에 따르면 국방의료정보체계(DEMIS) 성능개선TF팀의 진료정보담당 허준녕 대위가 지난 6일 코로나19 자가 진단 및 확진자 중증도를 측정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했다.
'코로나19 체크업' 앱은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될 때 자신의 증상 항목을 체크하면 선별진료소나 보건소의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할 대상인지를 알려준다.
국군의무사는 "이 앱을 활용하면 자신의 증상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며 "증상의 위험도가 일정 수준 이상이 되는 환자는 선별진료소로 안내해 주는 기능도 있어 현장 문진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허 대위는 사비를 들여 이 앱을 플레이스토어에 등록하려 신청해뒀다. 그리고 이제 약 1주일간의 심사를 거치기만 하면 많은 이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허 대위가 만든 앱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일에 '코로나19 환자 중증도 분류 앱'도 개발했다.
그는 동료 군의관들이 환자 진료 때 코로나19 환자의 중증도(무증상, 경증, 중증, 위중) 분류 지침을 일일이 살펴보면서 진단하는 것을 보고 난 뒤 이 앱을 개발했다.
의료진이 환자 상태를 보면서 매번 분류 항목을 하나씩 대조해야 했던 기존 방식은 시간이 오래 걸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허 대위가 개발한 앱은 중앙방역대책본부 지침을 토대로 환자의 중증도를 판정하는 시간과 오류 가능성을 줄였다.
이 앱을 쓰는 의료진들은 "편리하다", "덕분에 진료 시간을 크게 줄였다" 등 반응으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코로나19 환자 중증도 분류 앱'은 이미 승인을 마쳐 현재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허 대위는 의대 재학 시절에도 여러 앱을 직접 만든 인재다. 함께 공부하는 학생을 위해 '스터디 메이트'라는 앱을 만들었고, 당시 앱스토어 전체 판매 순위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2012년에는 골든타임이 중요한 뇌졸중 환자에게 주변 응급실 위치를 신속하게 알려주는 '뇌졸중 119' 앱도 개발한 바 있다.
허 대위는 "코로나19 현장에 자원한 모든 군의관 및 공보의 선·후배, 동료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을 드리고 싶어 앱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그의 노력이 더해져 하루빨리 국내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가 종식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