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남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는 생각뿐이었을 테다. 그는 차로 15분 거리지만, 무려 40분간을 묵묵히 걸었다.
'코로나' 증세로 몸도 아팠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주지 않으려 집에서 먼 선별진료소까지 걸어갔다.
바로 인천의 3번 확진자 이야기다.
그런 그는 심지어 의심 증상이 보인 이후로 38장 분량의 코로나 일지를 써왔다.
지난달 25일 인천시는 58세 남성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월 23~26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경복궁, 전쟁박물관, 창덕궁 등 관광지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가이드 업무를 하다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
감염이 의심되자 그는 지난 1월 31일부터 줄곧 자율 격리와 함께 동선·증상 매일 증상과 치료 상황을 일지로 꼼꼼히 기록했다.
그는 총 38장의 일지를 썼다. "다른 무고한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라는 마음에서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다음 기록을 남깁니다"
이 문장으로 시작하는 그의 일지에는 날짜와 함께 구체적인 시간, 신체 증상 등이 상세히 적혀 있다.
그는 주변 병원을 갈 때도 타인과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버스·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 이용을 최대한 자제하며 먼 거리도 걸어 다녔다.
집에서도 83세 노모를 위해 위생 장갑과 마스크를 낀 채 생활했고, 식기도 무조건 소독해서 쓰는 등 질병관리본부의 건강관리 지침을 지켰다.
예방 수칙을 철저하게 지킨 덕분에 단 23명뿐이었던 접촉자들도 전원 '음성' 판정을 받을 수 있었다.
자신 또한 철저한 자가격리와 예방수칙 준수로 입원 일주일 만에 퇴원했다.
코로나19 확진자들이 보건당국에 동선 등 행적과 관련해 거짓진술한 사례가 쏟아져 논란인 가운데 인천 3번째 확진자의 행동이 타인의 귀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