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고명훈 기자 = 사랑하는 여자친구에게 무엇이든 사주고 싶은 게 '찐사랑' 남자의 마음이다. 그게 설사 고가를 자랑하는 물건일지라도 말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 여자친구였을 때의 일이다. 사귈 때 주고받았던 선물은 헤어져서는 애물단지가 되고 만다.
버리기에는 아깝고 그렇다고 내버려 두자니 자꾸 생각나기 때문이다.
여기 헤어지기 전 버리고 싶어도 버리지 못하는 것을 가진 한 대학생이 있다.
그가 버릴 수 없는 것은 바로 아직 한참 남은 '카드값'이다.
최근 한 대학교 에브리타임에 익명의 글이 하나 올라왔다. 여자친구에게 구찌 가방을 사주고 4개월 만에 헤어졌다는 작성자 A씨의 사연이었다.
사귈 당시 여자친구가 한 구찌 가방 모델이 예쁘다며 사고 싶다는 말을 들은 A씨는 서울에 간 김에 큰맘 먹고 매장으로 향했다.
대학생이 돈이 있어봤자 얼마나 있겠는가. 160만 원이 넘는 구찌 가방을 12개월 할부로 구매했던 A씨였다. 그러나 4개월 후 여자친구에게 차인 그는 아직도 8개월 동안 카드값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주무하신 상품 이번 달 할부 금액이 이체됐습니다"
구찌 가방을 선물했던 여자친구는 이제 자신과 아무런 관계가 아닌데 A씨는 한 달에 한 번씩 약 15만 원의 잔액을 빼가 버리는 업체가 애석하기만 하다.
사연 속에서 A씨는 "한 달에 15만 원은 데이트한다 생각하고 낼 수 있을 거라고 봤다"고 얘기할 정도로 여자친구를 사랑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여자친구에게 '에어팟'을 선물받은 게 전부라는 얘기에 누리꾼들은 안타까움(?)을 내비치고 있다.
A씨는 이 카드값이 빠져나갈 때마다 생각나는 여자친구 때문에 그는 앞으로 8개월을 더 괴로워할 지도 모르겠다.
한편 두 사람은 A씨가 클럽에 몰래 간 것을 들켰다가 헤어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