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얼마 전 가슴 아픈 이별을 겪은 여성 A씨는 최근 며칠 동안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렸다.
잠은 안 오고 자꾸만 옛 생각이 머릿속을 괴롭히는 탓에 금방에라도 죽어버릴 것만 같았다.
그 어떤 특효약도 그에겐 도움이 되지 않을 것만 같다.
이렇듯 이별로 인한 상사병 혹은 이별 자체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만한 게 있을까.
어쩌면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약품 아세트아미노펜, 일명 '타이레놀'이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지난 15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 스트레스 연구실에서 타이레놀이 애인과의 이별에 의한 '사회적 통증'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대상 피험자들에게 무작위로 아세트아미노펜 1,000mg 또는 칼륨정 400mg을 3주 동안 먹게 하거나 아무 약도 주지 않고 매일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타이레놀이 사회적 통증을 크게 진정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연구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타이레놀이 특정 뇌 신경회로를 통해 이루어지는 통증 신호 전달에 영향을 미쳐 사회적 통증을 완화하고 스트레스와 분노를 진정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별 등이 불면증, 우울증 등 신체적 통증을 유발하는 이유는 알 수 없다.
다만 신체적 통증이 중요한 사회적 관계가 상실된 것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손상된 관계를 다시 회복하거나 다른 관계를 새로 만들어 자신의 안전을 도모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일 수 있다.
만약 당신 주변에 이별에 따른 슬픔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이가 있다면 억지로 우울증, 수면제 약을 권하기보다는 소량의 타이레놀을 권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