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한지혜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인한 혐오 정서 확산에 우려를 표했다.
5일 국가인권위원회 최영애 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중국인 및 중국 동포에 대해 "혐오가 아닌 인류애와 연대로 사회적 재난에 대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과 두려움이 확산하고 있다"라며 "소셜미디어를 비롯한 온라인에 중국인 또는 중국 동포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고 부추기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중국 우한이 '우한 폐렴'의 발원지라는 이유로 그 식문화 비난 여론이 팽배하고, 질병의 온상이라는 손가락질이 넘쳐나고 있다는 지적도 했다.
그는 이어 "중국인의 식당 출입을 막고, '돌아가라' 소리치며, 무료 치료를 받으려 대거 입국한다는 허위 정보도 떠돈다"라며 "혐오 표현은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킨다"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탈리아 등 유럽 일부 국가에서 '동양인 학생 수업 참석 금지'와 같은 아시아인 모욕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또한 다른 곳에서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한 언론의 역할도 당부했다.
지난 1월 미디어 종사자들과 함께 혐오 표현 반대 선언을 했던 점을 언급하며 "특히 재난, 전염병 등이 발생했을 때 혐오 표현이 많이 발생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인권의 측면에서 더욱 면밀히 살피고 전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인권위는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혐오와 차별에서 자유로운 사회, 각자의 존엄성을 존중받으며 살 수 있는 사회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29일 홍대입구 인근에서 한국인 3명과 중국인 4명이 길을 걷던 중 어깨가 부딪치면서 시비가 붙어 경찰 조사를 받았다.
중국인 A씨는 한국인 측이 "중국인이면 마스크 끼고 다녀라, 폐렴 옮기지 말고 중국으로 꺼져라" 등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조사 과정에서 진술이 엇갈렸지만 경찰의 중재로 양측은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