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의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9일 오후 영종도에서 열린 서울시내 면세점 후보 기업 면접(프레젠테이션;PT) 장소를 직접 찾아 면세점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날 검은 재킷에 흰색 치마를 입은 이 부사장은 오후 7시 4분께 쥐색 K9 승용차에서 내려 PT 장소인 영종도 인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 도착했다.
직접 PT를 진행한 HDC신라면세점 공동 대표 양창훈 아이파크몰 사장과 한인규 호텔신라 부사장, 차정호 부사장(호텔신라 면세사업본부장) 등 세 명은 인재개발원 앞에서 이부진 사장과 인사를 나눴다.
이 부사장은 이들이 PT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함께 건물 안에서 대기하며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면세점 신청 법인(HDC신라면세점) 소속이 아니기 때문에 PT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지만, 현장을 찾아 끝까지 실무진을 응원하며 지휘한 셈이다.
한인규 부사장에 따르면 이부진 사장은 "너무 걱정마세요, 잘 되면 다 여러분 덕이고, 떨어지면 제 탓이니까요"라며 PT 참석자들의 긴장을 풀어주기도 했다.
이날 대기업군 면접은 오후 4시 20분께 신세계DF로부터 시작해 현대DF, 한화갤러리아, Sk네트웍스, 이랜드, 롯데에 이어 오후 8시께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의 합작법인인 HDC신라면세점을 마지막으로 끝났다. 업체가 5분 정도 사업계획을 발표하면, 심사위원들이 20분 정도 질의하는 형식이었다.
PT에 참석한 각 CEO들은 하나같이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성영목 신세계DF 대표는 "그동안 철저히 준비한 내용을 평가위원들에게 잘 설명드렸다"며 "나머지 말씀은 평가 결과가 나온 뒤 자세히 설명드리겠다"며 인재개발원을 빠져나갔다.
이동호 현대DF 사장은 "진인사대천명(사람으로서 할 일을 마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입니다"라고 짧게 소감을 밝혔고,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대표는 "준비한대로 열심히 했고,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합니다"라고 말했다.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은 "동대문 입지의 우수성, SK의 운영 역량, 지역관광인프라 투자계획, 중소기업 및 중소상인과의 동반성장전략 등을 위주로 설명했다"며 "SK가 사업자로 선정돼 경제활성화와 관광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롯데와 이랜드 참석자들은 별다른 언급 없이 PT 장소를 떠났다.
관세청은 10일 오전 제주 면세점 후보인 3개 중소·중견기업의 PT를 추가로 진행한 뒤, 같은 날 오후 새로 면세점 특허를 받을 업체 4곳(서울 대기업 3곳·서울 중소중견 1곳·제주 중소중견 1곳)을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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