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혜연 기자 = 뉴트로 열풍에 맞춰 한동안 10대와 20대 사이에서 '인사템'이 되었던 휠라 '어글리 슈즈'.
학생들은 이 신발을 사기 위해 휠라 매장에 줄을 서고, 친구들과 '우정템'으로 맞춰 신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던 이 브랜드가, 이제는 '촌스럽다'고 외면받는 모양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한물간 유행' 취급을 하며 예전처럼 찾아가며 신지는 않기 때문이다. 인산인해를 이뤘던 매장도 지금은 찾는 사람이 적어 한산할 정도다.
어글리 슈즈로 승승장구하던 휠라는 이렇듯 식어버린 인기에 매출이 급락하고 주가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휠라코리아의 2019년 4분기 매출은 8388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 증가율이 직전 분기보다 19.4%나 크게 둔화된 수치다.
'어글리 슈즈' 인기에 2015년 8157억 원이었던 매출이 2018년 2조 9546억 원까지 커졌었는데, 다시 침체기 때 수준으로 실적이 나빠졌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패션 업계는 오프라인 점포의 구조조정으로 시장 전체 재고가 많은 데다 재고 소진을 위해 할인율이 높아지면서 수익성도 하락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휠라코리아는 최근 '방탄소년단'과 함께 마케팅을 진행하며 성장 기회를 엿보고 있지만 신규 히트 아이템이 없어 실적이 개선될지는 미지수다.
미국법인 수익 하락도 문제다. 4분기 미국법인 매출액은 달러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1.4%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국법인은 휠라코리아의 전체 매출에서 18.5%라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글로벌 방향성에 대한 지표로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사업 확장에 대한 포부를 강하게 다진 만큼 미국법인의 실적 악화는 휠라코리아의 해외 사업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요소다.
더구나 미국 매출 의존도가 높은 히트 상품인 '디스트럽터'의 판매량 둔화와 이를 상쇄할 히트 아이템 부재 역시 큰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 같은 우려로 의류업종 대장주로 불리던 휠라코리아의 주가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휠라코리아는 1월 21일 종가 기준으로 전 거래일보다 450원(-0.96%) 내린 4만 6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장중 최고점을 기록한 5월 20일 8만 7900원 보다 47.09% 하락한 수치다. 8만 원대까지 상승했던 주가가 8개월 만에 4만 원대로 고꾸라진 것.
이를 두고 업계는 2017년부터 고성장을 이어온 휠라코리아의 내부 피로도가 상당할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