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최동수 기자 = 일명 '간호사 태움' 녹취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5일 유튜버 '냥멍'은 자신의 채널에 간호사 태움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영상을 공개했다.
올라온 영상을 보면 총 세 명의 여성이 등장하는 데 높은 직급으로 추정되는 A씨는 또 다른 여성 B씨를 밀치며 "일어나라"고 소리쳤다.
밀려 넘어졌던 B씨는 곧바로 일어나 "제가 왜 벌 받듯이 서있어야 하냐"고 따졌고 A씨는 "지금 상관의 지시를 따르지 않겠다는 건가. 저기 서 있어"라고 다그쳤다.
그 말을 들은 B씨는 가만히 서있으라고 한 이유를 물었고 A씨는 "이야기하기 싫다"며 B씨를 잡아당겨 한 곳에 서 있게 했다.
자신을 신규 간호사라고 밝히며 영상을 올린 B씨는 녹취 영상 속 사건이 서울 성북구의 한 병원에서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B씨는 "간호과장 및 차지(Charge)가 간호사 업무 공간도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아무 일도, 병원 물품에 손도 못 대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복도에 가만히 서 있게 하는 벌을 준 뒤 앉으려고 하자 앉지 말고 일어나라며 밀고 넘어뜨렸다"고 주장했다.
또 B씨는 "대부분의 신규 간호사는 부당하고 억울하고 힘들어도 말하지 못하고 참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사건이 벌어진 직후 이야기를 묻는 질문에 B씨는 "해당 사건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리지만 노동청 조사를 피하기 위한 형식적인 것"이라며 "결국 저는 사직서를 쓰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병원뿐 아니라 모든 직장 내에서 갑질, 괴롭힘, 폭언과 폭행이 사라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해당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저런 일이 아직도 있다는 게 충격이다", "다른 곳에서도 있을 것 같은데", "어느 병원인지 공개하고 폭언한 사람을 고소하라"는 분노 섞인 반응을 보였다.
의료계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뜻하는 '태움' 문화는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됐다. 하지만 마땅한 대책은 따로 나오지 않고 있으며 무분별한 태움 문화는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앞서 '서울의료원 직장 내 괴롭힘에 의한 고(姑) 서지윤 간호사 사망 사건 시민대책위원회'는 11일 서울시청 앞에서 1주기 추모문화제를 열고 "서지윤 간호사가 태움을 견디다 못해 세상을 등진 지 1년이 지났지만, 현장은 달라진 게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