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단편영화 [버스24]의 한 장면 ⓒ youtube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소개됐던 중국의 짧은 단편 영화가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요즘 네티즌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화제를 모으는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11분짜리 중국 단편영화 <버스 44(车四十四)>이다. 지난 2001년 제58회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으며 호평을 얻기도 했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중국의 어느 시골, 젊은 여자 버스 기사가 운전하는 44번 버스가 한적한 도로를 달린다. 손에 가방을 든 한 남자가 멀리서 오는 버스를 향해 두 손 번쩍 흔들며 타더니 “이 버스를 타려고 두 시간이나 기다렸다”며 호들갑을 떨지만 운전수는 무심한 듯 어서 자리에 앉으라고 한다.
뒤이어 인상이 좋지 못한 수상한 두 남자가 버스에 올라탄다. 그들은 이내 칼을 든 강도로 돌변해 승객들에게 금품을 강탈한다. 누군가 항의를 하자 폭력을 휘두르며 칼로 위협하자 아무도 나서지 않고 강도들에게 순응한다.
그런데 여자 운전수를 위아래로 훑은 음흉한 강도는 그녀를 끌고 내려가 길가 풀섶에서 성폭행을 한다. 버스에는 승객이 제법 많지만 강도가 쥔 칼에 제 몸이 다칠까 방관하고 있다.
가방을 들고 탔던 젊은 남자만이 이들의 극악무도한 행동을 저지하려 나선다. 하지만 힘 없이 얻어맞고 칼에 찔린 채 흙바닥에 나뒹군다. 강도들은 도망가고 차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구경말 할 뿐 누구도 나서지 않았다.
이후 여자는 영혼을 잃어버린 얼굴을 하고 버스로 돌아온다. 운전대에 얼굴을 처박는다. 버스 안 승객들을 한번 둘러보지만 모두들 하나같이 시선을 떨군다.
그런데 남자가 칼에 찔린 한쪽 다리를 절며 버스에 탑승하려 하자 여자 운전수는 다짜고짜 “당장 내려라” 냅다 소리를 지른다. "도와주려고 부상까지 당했는데 그게 무슨 소리냐"는 남자의 항변에 버스 기사는 그의 짐을 창문 밖으로 내던진다.
그런데 남자가 칼에 찔린 한쪽 다리를 절며 버스에 탑승하려 하자 여자 운전수는 다짜고짜 “당장 내려라” 냅다 소리를 지른다. "도와주려고 부상까지 당했는데 그게 무슨 소리냐"는 남자의 항변에 버스 기사는 그의 짐을 창문 밖으로 내던진다.
그리고 버스는 침묵했던 승객들을 태우고 떠난다. 여기서 반전이 있다. 왜 버스 기사는 자기를 도와준 남자만 외면하고 서둘러 떠났을까?
이유는 이내 밝혀진다. 운전수는 나머지 승객들과 함께 차를 절벽 밑으로 몰아 자살한 것이다. 절벽으로 추락한 전원이 사망했다는 경찰의 이야기를 전해 듣는 남자의 얼굴이 화면에 가득 잡힌다. 그녀는 자신을 구해주려했던 남자만 살려주고 침묵과 방관으로 일관한 승객들과 죽음을 선택한 것이다.
이유는 이내 밝혀진다. 운전수는 나머지 승객들과 함께 차를 절벽 밑으로 몰아 자살한 것이다. 절벽으로 추락한 전원이 사망했다는 경찰의 이야기를 전해 듣는 남자의 얼굴이 화면에 가득 잡힌다. 그녀는 자신을 구해주려했던 남자만 살려주고 침묵과 방관으로 일관한 승객들과 죽음을 선택한 것이다.
[버스24]의 영화 포스터 ⓒmaixiaotian.com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그래서 보는 이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영화를 보고 난 뒤 강도들에 대한 분노를 참지 못하겠지만 정작 당신이 그 상황에 처했더라면, 쉽게 나설 수 있었을까?
여자 운전수가 성폭행 당하는 것을 보고도 자신의 안위에 급급해 가만히 ‘보고만’있던 승객들은 침묵의 살인자가 아닐까. '침묵'과 '방관'이 얼마나 잔인한 일인지를, 위기 속에서 나만 안전하면 된다는 이기심의 추악한 면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이처럼 <버스44>가 던지는 질문은 최근 세월호 침몰 사태에서 벌어진 믿기 힘든 참사와 그리 거리가 멀지 않아 보인다. 현재 누리꾼들 사이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영화가 다시 재조명 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처럼 <버스44>가 던지는 질문은 최근 세월호 침몰 사태에서 벌어진 믿기 힘든 참사와 그리 거리가 멀지 않아 보인다. 현재 누리꾼들 사이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영화가 다시 재조명 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우리 모두 그 버스 안의 승객은 아닌가” 라고 글을 올린 한 누리꾼의 일갈에 잠시 정신이 멍해진다.
ⓒ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