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횡설수설했다···푼수 업는 추태, 뻔뻔함이 경악스럽다"
신년 대남메시지를 생략해 '평화'로 나아가는 듯했던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해 비난을 가했다.
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지는 않았지만, 그 발언을 인용해 맹비난했다는 점에서 비난 수위가 굉장히 높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남한 측이 아무리 북한에 유화적인 제스춰를 취해도 결국 돌아오는 건 비난이라는 자조적인 반응도 나온다.
지난 6일 북한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올린 글을 거론하며 비난했다.
문 대통령은 기고한 글에 "북한이 진정성 있는 비핵화를 한다면 국제사회가 이에 부응해줘야 한다"면서 "우리의 평화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썼다.
하지만 북한 측은 이러한 글조차 불만이라는 듯 강하게 비난했다.
"남조선 당국자는 횡설수설했다"면서 "대화 평화 흐름을 저들이 주도하는 듯 철면피하게 놀아댔다"고 비난한 것. "평화가 아무리 절실해도 저들 마음대로 속도를 낼 수는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여기서 남조선 당국자는 문 대통령을 지칭하지만, 직접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다.
북한은 남북화해모드는 전적으로 남한이 아닌 북한 덕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자신들이 보여준 성의와 노력 덕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남한이 미국과 군사협력을 계속하고 새로운 무기도 들여오는 등의 행동을 해 정세가 악화되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러한 행위를 문 대통령이 주도했으니 치적 자랑을 하지 말라고 일갈했다.
우리민족끼리는 "남조선 당국은 궤변을 늘어놓을 게 아니라 현실을 똑바로 보고 창피한 입방아를 그만 찧으라"고 말했다.
북한의 매체들은 사실상 '언론 자유' 없이 당·군의 지시를 받고 기사를 쓰고 송출한다는 점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중이 담겨있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같은 타이밍에 또 다른 선전매체 메아리도 남한 당국자들을 맹비난했다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