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최근 경제와 관련해 가장 많이 들린 말은 '소득주도성장'이 아닐까 싶다.
소득주도성장은 가계의 임금과 소득을 늘리면 소비 또한 늘어나 경제성장이 이뤄진다는 이론으로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이다.
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이루기 위해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소득을 늘린다는 이 정책에 근로자 및 자영업자의 신음은 오히려 커졌다. 계층 간 소득 격차는 더욱 벌어졌고 갈등 또한 심화했다.
세계적 경제학자인 로버트 배로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이러한 문 정부의 경제정책을 '포퓰리즘'이라고 꼬집었다.
지난달 16일 '한국경제'는 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을 비판한 배로 교수의 특별 기고문과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생각(Thoughts on income-led growth)'이란 제목의 기고를 쓴 배로 교수는 인터뷰에서 "한국 경제가 취약하고 경기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포퓰리즘 정책으로 과거 성공을 낭비하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기존의 모든 정책을 되돌리는 것이 최선"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그는 "'소득주도성장'이라고 칭하기보다 '소득주도빈곤'이라고 불러야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배로 교수가 꼽은 포퓰리즘 정책, 즉 대중의 인기를 끌기 위한 문 정부의 정책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재정 지출 확대, 기업 및 고소득층에 대한 세율 인상 등이다.
그는 "한국이 1950년대 후반부터 가난에서 탈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소득 재분배가 아니라 전체적인 성장이었다"며 "이런 정책(포퓰리즘)들이 시행되는 현 상황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대책도 제시했다.
배로 교수는 "가장 좋은 건 실행된 모든 정책을 되돌리는 것이지만 정치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며 "최소한 최저임금 인상을 중단하고 기업 등에 대한 세율 인상은 취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정부가 제시한 500조 원의 예산에 대해서 "상품에 대한 총수요를 높이기 위해 고안된 정책"이라며 "잘못된 분석에 근거한 것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배로 교수는 매년 노벨경제학상 수상 후보로 거론되는 세계적 경제학자다. 지난 2003년에는 서울대에서 강의도 했다.
그는 101개국 경제학자가 협업해 제작한 경제학 전문 웹사이트 '경제학 연구논문(RePEc: Research Papers in Economics)'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4위에 올라 있다.
로버트 루카스, 토마스 사전트 등 저명한 경제학자들과 함께 신고전주의 거시경제학의 창시자로도 꼽힌다.
특히 1974년 발표한 '정부채권은 순재산인가?'라는 논문에서 "적자는 그리 큰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지 못한다. 그 이유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미래에 조세부담 조치가 있을 것을 예측하고 현재 소비를 줄이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해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