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월북 작가의 시가 버젓이 현충원에 걸려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일 채널A '뉴스A'는 월북작가 박세영이 북한에서 지은 시가 10년 동안 국가유공자가 안치된 국립현충원에 걸려 있었다고 보도했다.
취재 결과 현충원은 이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세영의 시가 걸려 있는 곳은 6·25전쟁 참전 용사와 애국지사 유해 1만 6천 위가 안치된 국립서울현충원 충혼당 제례실이다.
이곳에 걸려있는 박세영의 시 '임진강' 1연은 임진강 너머 남한의 고향 땅을 그리워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2연에서는 남한은 궁핍하지만 북한은 이삭이 넘실거린다며 북의 체제를 선전하는 내용이 쓰였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40년 넘게 금지곡으로 지정돼 있었던 시가 버젓이 현충원에 걸려 있던 것이다.
인터뷰에 응한 한 유가족은 "말도 안 됩니다. 참전용사들을 모시는 데 좋은 추모 시를 써 놓으면 (모를까)"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박세영은 월북해 북한의 국가를 작사하고 그 공로로 공훈 작가를 받은 인물이다.
해당 시는 지난 2010년 한 시민단체가 '6·25 전쟁 60주년'에 맞춰 감사와 보은이라는 주제로 주관한 전시회에 출품받은 뒤 현충원에 기증한 작품이었다.
이 시구를 쓴 서예 작가는 "시구가 인상적이어서 인용했을 뿐 시인이 누군지는 몰랐다"고 해명했다.
10년간 이 시구를 전시해온 현충원 측은 해당 매체에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내용이 있었는지 몰랐다"며 즉시 치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