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일본의 수출 규제가 7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상황이 일본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오히려 한국 기업들이 일본에 의지했던 수출 품목들 국산화에 성공하며 자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일본이 수출을 제한한 대표적인 핵심소재, 고순도 불산액도 국내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충남 공주에 있는 화학소재 기업 솔브레인이 일본 수출규제 이후 불산액(액체 불화수소) 공장 신·증설을 조기에 완료한 데 이어, 최고 수준의 고순도 불산액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일본 수출규제 이전,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은 주로 일본산 고순도 불산액을 사용해왔다.
먼저 고순도 불산액이란 반도체를 깎고 불순물을 없앨 때 쓰는 핵심 소재로, 순도가 99.999% 이상이다.
그런데 이 품목이 지난해 7월 고순도 불산액도 일본의 수출 규제에 포함되며 반도체 생산 라인에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정부의 적극 지원 아래 솔브레인이 수출 규제 대응에 성공한 것이다.
먼저 당초 올해 초에 세우려던 새 공장을 지난해 9월 서둘러 완공했고 국내 불산액 수요의 상당 부분을 공급하면서 공급 안정성도 빠르게 확보했다.
이는 일본의 3대 품목 수출규제에 대응해서 기업과 정부가 협력해 이룬 첫 번째 국내 자립화 성과라는 평이 나온다.
강병창 솔브레인 대표는 "신증설 공장이 조기 완공하고 가동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화학물질 관련 인허가 등 범정부적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