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옥타곤에 또 한 번 태극기가 나부꼈다.
라이트급 전 챔피언인 프랭키 에드가(38)를 1라운드에 때려눕힌 정찬성(32)의 마우스피스에는 태극기가 선명하게 그려져 있었다.
나라사랑, 태극기 사랑이 지극한 '코리안 좀비' 정찬성 다운 퍼포먼스였다.
지난 21일 정찬성은 UFC 파이트 나이트 부산의 메인이벤트에서 에드가를 1라운드에 TKO 시켰다.
에드가는 조제 알도, 채드 멘데스와 함께 나란히 페더급의 3강이었다. 나이가 들어 퍼포먼스가 떨어지긴 했지만, 노련하고 정교한 타격을 앞세워 여전히 페더급 랭킹 4위(정찬성은 6위)에 올라 있었다.
이날도 팽팽한 접전이 예상됐다. 그러나 코리안 좀비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에드가를 3분 18초 만에 때려눕혔다.
정찬성은 경기 시작 약 수십 초 만에 어퍼컷과 좌우 원투로 에드가의 얼굴을 짖이겼다. 에드가가 쓰러지자 뒤에 올라타 쉴 새 없이 파운딩을 날렸다.
그는 에드가를 쉬게 놔두질 않았다. 에드가가 잠시 일어서자마자 훅을 적중 시켜 쓰러뜨렸고,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게 엄청난 파운딩을 꽂아 넣었다.
에드가가 무력하게 얼굴을 내주자 주심은 기다리지 않고 TKO를 선언했다. 정찬성 시대의 화려한 서막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정찬성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태극기를 휘날리며 옥타곤 곳곳을 누비며 포효했다. 그 순간 드러난 그의 마우스피스에는 태극기가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파이터로서 자부심과 책임감을 태극기를 통해 나타낸 듯했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태극기도 그 감동을 더했다.
이날 정찬성은 인터뷰에서 "아이 원트 볼카노프스키"를 외쳤다.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는 최근 페더급의 절대 강자인 맥스 할로웨이를 꺾고 챔프에 오른 신흥 강자다.
아직 타이틀전의 성사 여부는 알 수 없다. 다만 UFC가 할로웨이가 볼카노프스키와의 재대결을 강하게 원하고 있어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UFC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정찬성을 챔피언의 자격이 있는 사나이로 평가하고 있으며, 성적이 좋을 경우 챔피언 도전 매치를 성사시켜주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