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최동수 기자 = 내가 주문한 물건을 실은 택배기사를 오매불망 기다려본 경험은 다들 있을 것이다.
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분노 게이지 역시 조금씩 올라가지만 물건이 도착한다면 언제 그랬냐는 듯 행복한 언박싱을 진행할 것이다.
하지만 물건이 모두 타버려 아예 오지 않는다면 어떨까. 그런 황당한 일이 실제로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4일 새벽 상주-영천 고속도로에서는 블랙아이스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다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당시 현장에 있던 CJ대한통운 택배 차량에 화재가 발생했으며 안에 있던 모든 택배 상품들이 모두 불에 타 전소됐다.
배달되어야 할 약 2,000여 개의 택배 물량이 모두 한 줌의 재가 되면서 택배를 기다리는 고객들의 피해와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이번 사고로 발생한 피해를 호소하는 고객들의 분노가 그대로 표출됐다.
한 누리꾼은 "상품을 기다리고 있는 데 아직도 안왔다"며 "언제 오는지 알 수도 없다"고 말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어차피 아예 받지 못할 것 같아 그냥 거래 취소 절차를 밟고 있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고객들뿐 아니라 물건을 배송한 업체들도 현재 상황을 고객들에게 알리며 물품을 재발송하고 있다.
물건을 배송한 한 식품 업체는 "물건이 언제 도착하냐는 재촉 전화 때문에 업무가 마비 됐다"며 "물건 재발송도 진행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한편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현재 고객들에게 보상처리를 위해 상품 확인 등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다만 택배 분량이 2,000여 개인 만큼 시간은 (피해 보상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